입력 : 2007.06.18 23:43 | 수정 : 2007.06.19 03:03
‘그라운드 제로’ ‘정말, 부조리…’ 등 정부정책 풍자한 연극 줄이어
“연극의 사회성 되찾는 기회”
정치 연극이 부활하고 있다. 군부독재시대에 마당극으로 자유와 인권을 외친 후 90년대 중반부터 거의 종적을 감췄던 정치 풍자극의 귀환이다.
중도 보수 문화예술인들의 단체인 문화미래포럼(대표 복거일)은 오는 29일부터 대학로 동덕여대예술센터에서 북핵 문제를 다룬 ‘그라운드 제로’(복거일 작·정일성 연출)를 공연한다. 극단 세실은 노무현 대통령을 풍자하는 ‘정말, 부조리하군’(이윤택 작·채윤일 연출)을 8월 대학로 게릴라극장에 올린다.
“북한 주민의 인권과 핵무기가 우릴 답답하게 한다. 인권에 대해서는 ‘요덕스토리’가 어느 정도 해줬다. 탈북자(정성산)가 그 뮤지컬을 만들었다는 데 대해 남한 문인으로서 부끄러웠고, 그 반성으로 이 작품을 썼다.”
중도 보수 문화예술인들의 단체인 문화미래포럼(대표 복거일)은 오는 29일부터 대학로 동덕여대예술센터에서 북핵 문제를 다룬 ‘그라운드 제로’(복거일 작·정일성 연출)를 공연한다. 극단 세실은 노무현 대통령을 풍자하는 ‘정말, 부조리하군’(이윤택 작·채윤일 연출)을 8월 대학로 게릴라극장에 올린다.
“북한 주민의 인권과 핵무기가 우릴 답답하게 한다. 인권에 대해서는 ‘요덕스토리’가 어느 정도 해줬다. 탈북자(정성산)가 그 뮤지컬을 만들었다는 데 대해 남한 문인으로서 부끄러웠고, 그 반성으로 이 작품을 썼다.”
우파 논객으로 유명한 소설가 복거일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핵무기라는 악(惡)을 가지고 있는 북한에 인질처럼 계속 보석금을 바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서로 갈라진 개니미드 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그라운드 제로’는 이스트 개니미드(자유 진영)의 ‘햇살정책’이 웨스트 개니미드(사회주의 진영)의 핵 개발에 이용되고 마침내 핵이 터지는 과정을 그리며 한반도를 비춘다.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등 군사정권을 풍자하는 연극을 했던 극단 미학의 정일성 연출은 “연극이 한동안 잃어버렸던 사회성을 되찾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했다.
현재 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취재제한조치’도 이 연극에 반영된다. 극중 웨스트 개니미드의 시민들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언론을 불신한다. 연출가는 ‘노무현 대통령 어록’ 중 일부도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복 대표는 “노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열등감이나 정치적 계산 때문으로 해석하는데 나는 그를 ‘민족사회주의자’라고 본다”며 “노 대통령이 지도자가 결정하는데 따르지 않거나 비판하면 부도덕하게 여기는 건 바로 그런 까닭”이라고 말했다.
복 대표는 또 “노 대통령은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한다. 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조명을 양보해야 할 분이 ‘야, 나만 비춰’ 하며 언론과 싸우고 있다”고 했다. 올해 대선에 대해서는 “후보 검증과 네거티브 캠페인은 목적부터가 다르다. 우리나라같이 험한 정치판에서는 검은 거래가 적지 않고, 정책 검증 대신 이걸 들춰내는 데 매달리는 건 그 후보와 국민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말, 부조리하군’은 독일 작가 뒤렌마트의 부조리극 ‘로물루스 대제’(게르만이 침공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를 번안한 정치극이다. 노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황제는 나라가 무너지는데 양계(養鷄)와 역사공부에만 매달린다. 또 TV해설자보다 영향력이 없고, 인터넷에 댓글이나 올리고, 재정 파탄에 우방국과의 관계는 악화되는데 북녘에 쌀·시멘트를 퍼주는 사람으로 설정돼 있다. 장우진이 로물루스 역을 맡았고, 7월 20일 밀양연극촌 초연 후 8월 서울 공연을 한다. 김윤철 연극평론가는 “정치극을 소생시켜 ‘극적’인 정치를 추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