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먼저 박수 받은, 가장 한국적인 사랑노래

  • scene PLAYBILL guest editor 양창모

입력 : 2007.06.13 09:48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

슬로바키아에서 초연해 기립박수를 받은 국내 창작뮤지컬이 있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룬 <프린세스 낙랑>. 2003년부터 기획하여, 3년간의 작업 끝에 완성된 이 뮤지컬이 이제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여진다.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슬로바키아와 호주의 실력 있는 예술가들이 모였다. 시드니 올림픽 개·폐막식 곡을 작업한 제작진들과 그래미상 수상 경력의 음악가들이 작곡·녹음에 참여한 것이다. 예술총감독은 체코 버드와이저 필하모니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로 활동했던 김수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를 <프린세스 낙랑>이 증명해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구려의 호동왕자는 원수의 나라인 낙랑국의 낙랑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고구려로 돌아온 호동왕자는 낙랑공주와 결혼하기 원하지만 왕비의 반대로 그 꿈은 좌절되고, 왕비는 낙랑국을 점령할 음모를 꾸민다. 낙랑국의 ‘고각(적의 침입을 알리는 북과 피리)’을 없애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를 호동이 쓴 것처럼 꾸며 낙랑공주에게 보내는 것이다. 사랑과 조국사이에 갈등하던 낙랑공주는 결국 사랑을 선택하고 고각을 없앤다. 결국 낙랑국은 고구려에게 짓밟히게 되고 마는데, 호동과 낙랑의 비극적인 사랑은 어떻게 끝을 맺을까.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성 붙잡는 노력 돋보여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삼국사기에 한 페이지 분량밖에 나오지 않는, 이 오래된 설화를 뮤지컬로 만드는 일이 김수범 예술총감독에게는 고민거리였을 테다. 역사학자들의 견해도 분분한 이 설화를 무대로 옮기며 제작진은 두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은 또한 <프린세스 낙랑>이 예술성을 놓지 않는, 수준 높은 작품이 되길 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뮤지컬로는 드물게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를 투입시켜 오페라 수준에 맞먹는 사운드를 들려줄 계획이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등에 출연했던 송혜영을 필두로, 남궁민영과 이종성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더불어 그룹 ‘룰라’ 출신의 가수 고영욱과 ‘마로니에 걸즈’의 가수 지영을 출연시키는 등 대중성도 놓치지 않는다.
<프린세스 낙랑>은 작년 10월, 슬로바키아 반스카시에서 초연됐다. 공연이 끝난 후 현지 관객들은 30분 동안 기립박수를 쳤다고 한다. 김수범 예술총감독은 “슬로바키아에도 호동과 낙랑공주의 사랑과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며 “현지 관객들이 우리 작품에 ‘공감’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안무, 의상, 연출… 화려한 스태프 ‘눈길’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은 음악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화려한 스태프가 눈길을 끈다. 뮤지컬 <에비타>의 안무를 맡았던 이언경이 배우들의 안무를 지도했으며, 의상은 드라마 <주몽>의 의상을 제작 지원했던 그레타 리가 담당했다. 연출가 유희문은 프랑스 샹젤리제 극장에서 <카플레티가(家)와 몬테키가(家)>를 연출한 실력파다.
한국, 슬로바키아, 호주의 제작진으로 구성된 <프린세스 낙랑>의 제작사 ‘트라이폴리 엔터테인먼트’는 한국 작품을 본격적으로 역수출하며 우리 문화 콘텐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프린세스 낙랑>은 이번 국내 공연에 이어 일본과 호주, 미국 등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그 역사적 사실이 알고 싶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설화는 삼국사기 권 14, 고구려본기 제2(高句麗本紀 第二) 대무신왕(大武神王)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삼국사기는 고려 인종의 명으로 김부식 등이 1145년(인종 23년) 경에 편찬한 삼국시대의 정사다. 설화의 실제 연대에서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기록돼 정확성이 떨어지고 해석의 차이도 있지만, 유일하게 호동과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문헌이다. 삼국사기에 적혀진 이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다. 문헌에는 호동의 나라 고구려를 ‘우리’로 지칭하고 있는데, 이는 삼국사기가 고구려를 계승했다는 고려시대에 써졌기 때문이다.

여름 4월, 왕자 호동이 옥저에서 유람하고 있었다. 그 때 낙랑왕 최 리가 그곳을 다니다가 그를 보고 물었다. “그대의 얼굴을 보니 보통 사람이 아니로구나. 그대가 어찌 북국신왕의 아들이 아니리오?” 낙랑왕 최 리는 마침내 그를 데리고 돌아가서 자기의 딸을 아내로 삼게 하였다. 그 후, 호동이 본국에 돌아와서 남몰래 아내에게 사자를 보내 말했다. “네가 너의 나라 무기고에 들어가서 북과 나팔을 부수어 버릴 수 있다면, 내가 예를 갖추어 너를 맞이할 것이요, 그렇게 하지 못하다면 너를 맞아들이지 않겠다.” 옛날부터 낙랑에는 북과 나팔이 있었는데, 적병이 쳐들어오면 저절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그녀로 하여금 이를 부수어 버리게 한 것이었다. 이 때 최씨의 딸은 예리한 칼을 들고 남모르게 무기고에 들어가서 북을 찢고 나팔의 입을 베어 버린 후, 이를 호동에게 알려 주었다. 호동이 왕에게 권하여 낙랑을 습격하였다. 최 리는 북과 나팔이 울지 않아 방비를 하지 않았고, 우리 군사들이 소리 없이 성 밑까지 이르게 된 이후에야 북과 나팔이 모두 부수어진 것을 알았다. 그는 마침내 자기 딸을 죽이고 나와서 항복하였다. (낙랑을 없애기 위하여 청혼하고, 그의 딸을 데려다가 며느리를 삼은 다음, 그녀를 본국에 돌려보내 그 병기를 부수게 하였다는 설도 있다.)

■ 공연정보 ■
공 연 명 :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공연기간 : 6.23-7.22
공연시간 : 월-금 19:30 토·일·공휴일 14:30 18:00
공연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예술감독 : 김수범
연    출 : 유희문
작곡·작사 : 마리안 부도스, 이반나 트로셀
안    무 : 박승옥
의    상 : 그레타 리
출    연 : 송혜영 이은혜 지영 고영욱 이강빈 양정렬 남궁민영 최낙희 이종성 김영민 외
제    작 : 트라이폴리 엔터테인먼트
티켓가격 : R석 13만 2천원 S석 9만 9천원 A석 7만 7천원 B석 5만 5천원
문의예매 : 02.860.8390. www.princessnakl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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