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보소” 밀양으로 가는 연극들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7.06.05 00:49

착한 가격, 강한 공연… <4>밀양연극촌

지난해 가장 주목 받은 연극 두 편은 경남 밀양시 가산리 밀양연극촌을 거친 뒤 흥행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연출 이윤택),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 아버지’(연출 박근형)다. 두 연극 모두 7~8월 밀양여름공연예술제 때 관객을 만났다. ‘경숙이…’는 짧은 서울 공연을 한 직후였고 ‘억척어멈…’은 그곳이 초연 무대였다.

6개 극장에서 연중 50~60작품을 150~170회(관객 약 6만명) 올리는 밀양연극촌은 지역의 평범한 관객들도 놓치지 않는다. 토요일 밤마다 여는 주말극장엔 늘 200~400명이 모인다. 수작들을 올리지만 표값은 만원 한 장(학생은 6000원, 4인 가족 2만원)이다. ‘억척어멈…’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공연 때 최고 4만원을 받은 연극이다.

“연극의 ‘ㅇ’ 자도 몰랐는데 이젠 연극촌 가족이 다 됐어요. 남의 인생을 보는 대리체험이 재미있어 세 딸과 주말마다 여기서 연극을 봅니다. 좋은 연극을 값싸게, 서울 관객보다 먼저 볼 수 있지요.”


밀양에 사는 김미영(여·41)씨 가족은 7년째 연극촌의 VIP 관객이다. ‘세자매 엄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밀양연극촌 관계자는 “주말극장은 돈 벌 목적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올리는 연극에 가깝다”며 “토요일마다 여기서 연극을 보는 청소년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는 1999년 아이들이 떠난 폐교(구 월산초등학교)를 연극촌으로 꾸몄다. 서울역에서 KTX로 연극촌까지 닿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 지난 2월엔 행정자치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문화형 사업으로 뽑혀 2009년까지 연극복합테마마을로 변신한다. 연극촌 시설이 개·보수와 함께 확장되고 주변엔 연극인들을 위한 전원주택(60채)이 지어진다. 하용부 연극촌 촌장은 “지역주민들이 같이 먹고 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름공연예술제는 올해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이(爾)’, 연극 ‘오구’ ‘손숙의 어머니’ ‘정말, 부조리하군’ ‘내마음의 안나푸르나’ 등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055)355-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