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3.11 16:54
4월 12일까지 갤러리마리


주변 보통 사람의 삶을 개성적인 표현으로 그려내는 작가 최석운의 개인전 ‘풍경, 떠다니다’가 4월 12일까지 종로구 갤러리마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과 미발표작 30여 점이 내걸린다.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순간을 포착해 스냅사진처럼 그려왔는데, 특히 무표정한 얼굴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사람과 동물의 시선을 부각하며 묘사해 왔다. 과도한 의미 부여나 연출 없이 인물 중심의 절제된 표현 방식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시대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며, 친근하게 와닿는 그림 속 상황과 감정은 많은 사람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처럼 유머와 위트, 해학과 풍자로 요약되는 작가의 작업에서 ‘일상성’은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최근 몇 년간 작가는 그간 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던 일상의 범주를 계속 넓혀왔는데, 이는 해남의 작은 섬 임하도와 이탈리아 시칠리아, 토스카나 일대를 여행하며 새로운 시각에 대해 연구한 영향이다.



여러 곳에서 옮겨 생활하면서 코앞에서 느낀 크고 작은 자연의 경이로움과 낯선 풍경은 생활 환경을 통해 작품의 소재를 구상하는 작가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작가는 “그 장소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리지 못했을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라며 색다른 서사를 가지게 된 신작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사람과 함께하는 풍경을 주제로 한다. 배경이 생략되거나 무의미했던 과거 작업에 비해 장소성을 드러낸 자연 풍경이 화면에 자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그 풍경 속에서 사람이 살아온 또 다른 일상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들려준다. 특유의 재치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삶의 풍경을 채집해 온 작가는 자신만의 풍경화를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