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2.28 16:13
2월 3일까지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

작가 변종곤의 개인전이 2월 3일까지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 WEST관에서 열린다.
한국의 시대상을 반영한 극사실주의 회화로 주목받던 변종곤은 전업 작가 생활을 꿈꾸며 1981년에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정치적 혼돈을 겪으며 격변하는 뉴욕에서의 험난한 이민 생활에 교통비조차 없어 길가의 버려진 물건을 주웠고, 벼룩시장과 중고 서점을 드나들었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생활 속에서도 창조적인 순간을 발견했고, 이는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계기가 됐다.
변종곤은 길거리의 냉장고, 선풍기, 라디오, 가구 등을 줍는 행위를 통해 제각기 다른 역사를 가진 채 버려졌던 여러 오브제에 새로운 이야기를 부여한다. ‘이질적인 것의 만남에서 창조가 이뤄진다’라는 작가는 현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브제를 수집하고 자신만의 자유로운 조형 언어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변종곤이 1997년부터 2013년 사이 뉴욕에서 제작한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미술사, 영화, 문학, 종교적 요소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작가가 어릴 적 할머니를 따라갔던 교회와 절의 기억, 극장에서 봤던 흑백영화, 21세기에 진입하던 세계의 혼란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역사와 변화하는 사회상을 목격하며 가지게 된 작가만의 시선을 볼 수 있으며, 동시에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쌓아온 작업 세계를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난 변종곤은 영은미술관(2019), 포항시립미술관(2014), 광주시립미술관(2014) 등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대구시립미술관(2022), 서울시립미술관(2011), 스미소니언미술관(2002), 삼성미술관(2001)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작가의 작품은 미국의 알바니미술관, 클리브랜드미술관, 인디애나폴리스미술관,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한림미술관, 대구시립미술관, 영은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등 유수의 기관에 소장돼 있으며 변종곤과 그의 작업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