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 웬 김밥? 예상 불가 조합에 아트러버들 ‘홀딱’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3.07.04 18:32

이머징 아티스트 ‘권하나’
깜찍한 캐릭터 ‘나나’에 투영한 추억과 그리움

지화자녀, 2023, Oil and oil pastel, 31x31cm. /아트조선
부채녀, 2023, Oil and oil pastel, 53x45.5cm. /아트조선
 
큼지막한 눈망울의 깜찍한 소녀와 약과 모양의 머리띠. 이처럼 예상치 못한 귀여운 조합에 아트러버들이 홀딱 반했다. 권하나는 하이엔드 쥬얼리 쇼메(Chaumet) 등 아트씬뿐만 아니라 각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머징 아티스트다. 작가 고유의 캐릭터 ‘나나’는 현대인의 공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완판’ 행렬의 주역이다.
 
권하나는 화면 속 소녀 ‘나나’에 자신을 투영하는데, 행복한 기억과 유년기의 추억, 혹은 일상 속 크고 작은 드라마를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예술 소재로 탈바꿈해 화면에 녹여낸다.  다이어트, 연애 등 작가는 솔직하게 마주한 자기 내면을 스스럼없이 드러냄으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회화를 완성한다.
 
화면 속 ‘나나’는 때로는 체리를, 때로는 김밥을 머리에 달고 있거나, 바게트 모양의 자동차에 올라타고 있다. 이처럼 음식은 그에게 주요한 소재인데, 권하나에게 음식은 단순히 섭취하는 것 이상의 치유와 힐링의 역할을 한다. 즉, 어린 시절이나 과거의 행복한 기억을 불러들이는 매개와도 같다. 그림 속 음식과 그리고 인물의 표정을 통해 보는 이는 자신의 추억과 감정을 이입한다. 유년기 또한 그의 단골 주제인데, 이를 두고 작가는 어린 시절에 대한 동경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른이 아니었던, 순수했던 그때의 자신을 그리워하며 권하나는 추억으로써 결핍을 채우고자 한다.
 
“제가 기억하는 한 추억은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랑했던 모든 순간이 추억이 돼 버린 뒤에야 비로소 그 시간들의 가치를 깨달았고 저는 이 모든 순간을 오랫동안 선명하게 기억하기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지친 날에 따뜻한 위로가 돼 줄 수 있도록 저는 오늘도 추억의 힘으로 언젠가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오늘을 그릴 거예요.”
 
색동김밥녀, 2023, Oil and oil pastel, 27.3x22cm. /아트조선
Blue World, 2023, Oil and oil pastel, 116.8x91cm. /아트조선
권하나 작가. /아트조선
 
권하나가 오는 1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하는 ‘아트픽 30(Art Pick 30)’전(展)에 참여한다. ‘아트픽 30’은 ART CHOSUN(아트조선), TV CHOSUN, 뉴시스 미디어 3사가 공동 주최하는 미디어 연합 전시로, 주최 미디어 3사가 주목하고 기사로써 소개한 바 있는 작가 30인을 선보이는 자리다. 특히 미디어가 검증하고 엄선한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한국 동시대 미술의 오늘과 미래를 보다 다층적이고 심도 있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권하나는 박서보, 최명영, 김근태, 권여현, 손진아, 하태임, 이경미, 곽철안, 김호정, 전아현 등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함께 참여해 미공개 최신작들을 대거 선보인다. 수영장을 테마로 한 대작 ‘Blue World’(2023)를 비롯해 색동저고리, 꽃, 부채 등 다양한 모티프의 신작이 내걸린다. 
 
한편, 작가는 미국 디자인 스쿨 아트 센터 컬리지(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이후 오일페인팅 등 순수 미술 영역에서 솔직한 내면의 감정과 추억을 표현한 회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