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1.15 17:51
단색조 화면 속 무한 증식하는 듯한 선과 면
개인전 ‘Recent Paintings’
12월 25일까지 부산 데이트갤러리


이교준은 1970년대 실험적인 사진과 설치 작업을 시작으로 2000년대에 들어서 회화의 본질을 추구하며 최소한의 형태로 구성과 색채만을 남긴 기하학적 평면 추상 작업의 영역을 넓혀왔다. 작가의 회화는 기하학적 추상 평면을 구획하는 수많은 방식에서 얼마나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지 보여준다. 절제와 질서감이 두드러지지만 시리즈 형식으로 제작된 작품들에는 순열과 조합의 극한이 펼쳐진다.
흡사 창문을 연상하는 그의 화면 속 사각 블록은 그리드(grid) 안에서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고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증식하고 또 감소한다. 이교준은 이들의 내적질서와 체계를 져버리지 않고 순응하며 작업하며, 주관적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 최소한의 구성과 색채만으로 이뤄지게 함으로써 구성의 위계를 없앤다. 그의 작품이 감성보다는 이성에 바탕을 두면서도, 그저 철저히 손과 직관에 의지할 뿐 단순 기계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 까닭이다.

단색조의 화면은 또 다른 가느다란 선으로 인해 다시 수평 혹은 수직으로 분할되거나 사각형의 면, 혹은 선이 증식해나가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교준의 여백이란 비어있음이 아닌 면의 분할을 위한 논리적 사유의 결과이자 캔버스라는 공간 너머를 상상하게끔 하는 촉매제와도 같다. 이렇듯 그의 화면에서 새롭게 직조된 질서는 관객에게 건축적 공감각을 전한다.

이교준 개인전 ‘Recent Paintings’가 12월 25일까지 부산 해운대 데이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를 향한 순수한 물음에서부터 시작된 근작을 중심으로, 작가가 평면 위에 구축한 무한한 확장과 동시에 절제라는 새로운 질서를 선보인다.
한편, 이교준은 올해 대구미술관의 기획 프로젝트 ‘다티스트(DArist)’에 선정됐으며, 지난 7월 대구미술관에서의 개인전 ‘Ratio’에서 40년간의 화업을 재조명하는 회화, 사진, 입체 등 140여 점의 작업을 통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