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작가가 이룬 하나의 별자리… ‘별 여름 밤 여름 별’展 개막

  • 윤다함 기자

입력 : 2022.08.03 19:55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9월 3일까지 아트조선스페이스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제일 좋은 작품? 딱 하나만 고를 수 없어요. 작품마다 서로 다른 멋이 있는걸요?”
 
각양각색 빛깔로 반짝이는 여섯 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독창적인 고유의 작업을 통해 미술계에 빛나는 별처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 6인의 회화가 내걸린 그룹전 ‘별 여름 밤 여름 별(Aligning the Stars)’이 3일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막했다.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 마이큐, 성태진, 유현경, 전재은, 콰야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아트조선스페이스와 이길이구갤러리(2GIL29 GALLERY)의 공동 기획으로 마련된 것으로, 각자의 특색을 지니고 각기 구별되게 아름답고 빛나는 작가 6인을 한자리에 모아 하나의 별자리로 엮어 선보이는 자리다.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이날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고개를 돌릴 때마다 공간 곳곳에 오리지널리티를 뽐내는 작업들이 걸려 눈이 즐겁다며 감탄했다. 전시장을 찾은 50대 여성 관람객은 “권하나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많아 방문했는데, 전재은 작가의 포근하고 따스한 회화에도 눈길이 간다”라고 했다.
 
권하나는 하이엔드 쥬얼리 쇼메(Chaumet) 등 아트씬뿐만 아니라 각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머징 아티스트다. 그의 화면에는 음식과 사람이 결합된 깜찍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는 현대인의 공감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완판’ 행렬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번 출품작 중에는 작가의 조부 권옥연 화백의 옛 캔버스에 작업한 ‘장마’(2021)가 있어 눈길을 끈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과 행복의 조각을 소재로 삼아 작업하는 전재은은 이른바 ‘바느질 회화’라는 고유의 작업에 매진해오고 있다. 한 땀 한 땀 촘촘하게, 때로는 성글고 거칠게 놓인 바늘땀과 천을 덧대어 붙인 깁기와 풀어 헤쳐진 털실 타래 그리고 폭신하고 보드라운 뜨개는 작품 속 조형 언어가 된다. 그의 작품은 추억이 축적되듯 캔버스 위에 천과 실로 이루어진 오브제를 쌓아 또 다른 공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참여 작가 6인은 지금 미술시장에서 뜨겁게 거론되는 이름인 만큼, 8월의 여름밤 열린 이번 전시 오프닝 리셉션에는 100여 명의 관람객이 동시에 찾아 이들 작가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줬다. 
 
서정적이면서도 레트로적 감상을 자아내는 특유의 작업 분위기와 화풍으로 미술애호가부터 대중의 마음까지 폭넓게 사로잡은 콰야의 신작이 여러 점 걸렸는데, 이를 보기 위해 다수의 2030 컬렉터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다듬어지지 않은 자유분방하고도 독특한 필치를 지닌 개성 강한 콰야의 작품 속에는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몽환적인 얼굴의 인물이 등장해 보는 이의 호기심과 감정을 자극하며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태권V’를 모티브로 판화기법을 사용해 양각으로 목판에 도상을 새기고 겹겹이 색을 칠한 개성 넘치는 작업으로 두터운 팬층을 지닌 성태진의 작품도 다양한 사이즈로 내걸렸다. 이전보다도 더욱 다채롭고 대범한 컬러로 화려한 구성은 물론, 성태진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위트도 여전하다. 이번 전시에는 소품도 여러 점 출품됐다. 속필로 그려 뭉개진 듯 표현돼 근사한 감성을 자아내는 유현경의 작품도 눈여겨봄 직하다. 그는 대상을 재현하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대상의 감정과 내면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주로 인물화 작업에 몰두해왔던 작가는 이번에는 풍경과 꽃에 눈을 돌려, 집, 도로, 나무 등 일상적 배경을 묘한 정취를 풍기는 화면으로 빚었다.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뜻 모를 모양이 캔버스 위에 춤추듯 종횡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형상이 스치듯 환영처럼 떠오르다가 휘발되는 듯한 독특한 회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마이큐는 미술가이기 전, 싱어송라이터로 이름을 알렸다. 마이큐는 본인의 감정 표출과 이야기를 청각화하는 대신, 시각화하고자 새로운 시도와 고민, 모색의 흔적을 추상과 구상을 오가는 독창적인 화면으로 완성한다. 화면 위의 기호와 이미지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며 그야말로 시적인 운율이 들려오는 그의 그림은 그의 음악처럼이나 자꾸만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3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 ‘별 여름 밤 여름 별’ 오프닝 리셉션에서 마이큐 작가가 노래 공연을 올렸다.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3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 ‘별 여름 밤 여름 별’ 오프닝 리셉션에서 마이큐 작가가 노래 공연을 올렸다.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3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열린 ‘별 여름 밤 여름 별’ 오프닝 리셉션에서 마이큐 작가가 노래 공연을 올렸다.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마이큐는 이번 전시 오프닝 리셉션 부대행사로 자신의 회화 앞에 무대를 꾸려 ‘본캐’인 뮤지션으로서 축하 공연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가 하나의 색깔을 강조하기보다는, 여러 빛깔을 모아 무지개처럼 선보이는 자리이듯이, 다채로운 컬러를 지닌 작가 마이큐의 음악 무대는 이러한 전시의 콘셉트와 궤를 같이한다는 의미에서 준비됐다. 팬데믹 이후 처음 관객 앞에 서게 돼 설렌다는 그는 대표곡 ‘In the Middle of the Night’, ‘I You We’, ‘목이 늘어난 티를 입고’, ‘everYday’ 등을 열창하며 약 30분간 관객과 음악으로써 소통하고 동시에 그의 음악과 독창적인 미술 작업세계와의 접점을 직접 보여줬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30대 여성 관람객은 “대개 전시 부대 행사라고 하면 아티스트 토크 정도인데, 이렇게 작가의 노래 공연을 작품과 함께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연인과 온 20대 남성은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자주 기획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별처럼 빛나는 작가 6인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밤하늘에 수놓인 눈부신 별자리처럼 근사한 하모니를 이루는 이번 전시는 9월 3일까지 계속된다. 무료. 화~토 10:00~18:00, (02)736-7833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하나·마이큐·성태진·유현경·전재은·콰야 6인전 ‘별 여름 밤 여름 별’ 전경.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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