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抽象)'으로 꺼낸 제주풍경

  • 아트조선

입력 : 2018.06.18 14:01 | 수정 : 2018.06.18 14:03

- 강요배 개인전 2부 메멘토, 동백전


지난 5월 개최된 강요배 개인전 1부 ‘상(象)을 찾아서’를 마치고 오는  6월22일 부터  '메멘토 동백'이라는 주제로 2부가 개최된다. '동백꽃 지다’로 알려진 강요배의 역사화를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1989년~1992년 제작 작품 50여 점과 199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한 점씩 4∙3을 기념하여 제작한 작품 10여 점을 ‘동백꽃 지다’와 ‘동백 이후’라는 파트로 만날 수 있다. 
 

동백꽃 지다,1991,캔버스에아크릴릭,130.6x162.1cm

작가는 미술이 현대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고찰을 작품을 통해 펼쳐 놓는다. 예술과 삶이 분리된 것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시대를 호흡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예술이 역사와 그 속에서 희생당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다루었고, 앞으로 어떻게 재현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제주 4∙3 항쟁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사건과 관련한 장소를 끊임없이 답사하고 경험한 이들의 증언을 모아 그것을 바탕으로 작업을 완성하고, 역사화를 그릴 때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경험자들이 남긴 목소리를 자기화한다.

사실에 예술적 상상력을 조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은 묻혀 있는 역사를 끌어내어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작가의 이러한 작업 방식의 고수는 역사적 사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의 기억을 기록, 전달, 공유하고 현재의 문제와 연결시켜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던지며 미술적 실천을 끌어낸다.

버트하디 사진에대한경의,2016,캔버스에아크릴릭,182x455cm

최근 그가 그리는 풍경화는 추상적 형식을 취한다. 하지만 그는 역사화를 그릴 때만큼은 사실적 묘사를 작업 방식으로 삼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역사화에서 일부 회화 작품은 극적 장면 구성 또는 색 사용을 통해 사건의 역사적인 중대성을 알린다. 

대부분의 드로잉 작품에서 목탄과 콩테, 그리고 먹을 사용해 단색으로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한다. 제주와 그 외의 장소에서 일어난 비극적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선택인 것이다.

붉은바다,1991,캔버스에아크릴릭,97x250cm

강요배는 1952년 제주시 삼양동에서 태어났으며, 197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제주 4∙3항쟁 공부에 매진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 항쟁을 담은 작품 50여 점을 완성했다. 

작가는 이후 제주의 자연과 역사를 담은 그림을 ‘4∙3 50주년 기념-동백꽃 지다’ 순회전(1998), ‘땅에 스민 시간’(2003), ‘풍화’(2011) 등의 전시를 통해 선보였으며, 2015년 조선일보 이중섭미술상을 받아 한국 동시대 미술사의 주요 작가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