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주말,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 아트조선 임승현기자

입력 : 2017.10.27 17:46

<제5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전시전경

<서울 아트스테이션 타이포대잔치 2017>, 문화역서울 284

<제5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는 문자를 주제로 한 세계 유일 비엔날레다. 이번 비엔날레는 '몸'을 주제로 우리가 목격하는 다양한 사건과 현상을 텍스트와 이미지로 탐험하는 장이다.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주제에 따라 동아시아 문자의 탄생부터 전개과정,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흐름을 살펴보는 특별전 <쓰기의 시간들>와 인터넷의 속도로 빠르게 생산 소멸되는 문자에 대해 여러 디자이너가 돌아가며 작업을 하여 밈(meme) 연작으로 풀어낸 <100명의 딸과 10명의 엄마> 등 우리의 삶의 형식과 텍스트를 밀접하게 풀어낸 9가지 소주제의 전시가 이어진다. 또한 비엔날레 기간 동안 서울 아트스테이션과의 협업으로 ‘연결하는 몸, 구체적 공간’을 주제로 디자이너 79명(32 개인 또는 팀)이 참여한 151점의 작품을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울 시내 버스 정류장과 우이신설역에 시각디자이너의 포스터나 설치작품이 놓여있으니 보물찾기를 하듯 도심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디자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송윤주 <64괘(掛)> 53x45cm(각) 2015~2017

<송윤주展; 문자 속 문자> <하용주展: BLIND>, 영은미술관

 영은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송윤주와 하용주의 개인전이 각각 열린다. 송윤주는 상형문자와 64괘(掛)를 연구하며 동양화의 옷을 입은 문자 추상을 표현했다. 동양의 기호학을 한지에 표현하면서 먹의 음영보다는 평면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을 자아내어 동양추상의 새로운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64괘(掛)전체를 한 벽면에 표현하여 기표와 기의 간 현대적 재해석을 더 했다. 한편, 하용주는 시각적으로 친절하지 않은 짙은 흑색 동양화를 선보인다. 명도와 채도를 절제하여 관객의 불확실한 감각을 자극한다. 암흑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를 어두운 먹으로 은근히 표현하여 관객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 그리고 감춰진 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병찬 <팽창된 무거운 질량> 2017ⓒ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이병찬 展: 위장된 북어> 송은아트큐브

비닐로 도시 기생물체를 만들어 ‘소비생태계’를 꼬집는 작가 이병찬의 개인전. 작가는 현대사회의 무분별한 소비형식에 따라 마치 계급이 나뉘듯 소외되고 과열되는 모습을 비꼬는 방식을 취한다.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누구에게나 꿈꾸고 선망하는 행위가 되어 버렸다. 작가는 소비를 신성시하는듯한 형상을 표현하기 위해 기복신앙의 요소를 끌어들여 물건을 담는 비닐로 만든 키네틱 작업에 화려한 조명, 무당의 방울소리, 푸른 식물들, 떨어지는 물 등을 활용해 성황당 같은 표현을 더 했다. 쉽게 버려지는 가치, 가벼운 물성을 가진 비닐이 기괴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생명체로 분한 모습은 소비 행태에 대한 아이러니를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