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24 00:26
[제10회 차범석희곡상 심사평]
올해는 상당수의 창작 뮤지컬이 상연됐으며 신작 공모에도 기성·신인이 고루 응모해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흥행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장르의 글쓰기라는 점이 작가들에게 자기 검열 장치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스러웠다.
응모작 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배우와 인형을 활용해 공연성을 강조하는 등 발상이 흥미로웠으나 원작자 스콧 피츠제럴드의 공이 결정적이라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의견이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백석 시의 아름다움이 소박하게 전개되는 미덕이 있어 앞으로 작가의 정진을 지켜보기로 했다.
공연된 작품 중에선 대극장 창작 뮤지컬이 많아져 주목을 받았으나 기존의 소설이나 희곡, 역사 인물 이야기를 각색하는 작품이 다수였고 문학적 서사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뮤지컬의 작가층이 두꺼워지고 작품 편수가 늘면서 수준이 어느 정도 담보되는 작품도 늘어나는 만큼 내년에는 당선작이 나올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