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혁·이주연, 서툰 도둑과 안주인 된 아이돌

  • 뉴시스

입력 : 2016.03.16 09:55

도둑질을 천직으로 삼으면서도 돈보다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정 많고 친절한 서툰 도둑 '장덕배'. 훔쳐갈 물건이 없어 오히려 미안해하는 명랑하고 순진한 집주인 '유화이'.

연극 '서툰 사람들'은 서툰 사람들의 하룻밤 소동을 다룬다. '클릭비' 멤버 오종혁(33), '애프터스쿨' 출신 이주연(29), 화려한 아이돌로 통했거나 여전히 통하고 있는 두 사람 역시 '서툰 사람들'을 처음 대할 때 서툴렀다.

오종혁은 뮤지컬 '그날들' '블러드 브라더스'로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한 뒤 '프라이드'에 이어 두 번째, 이주연 역시 지난해 '맨프럼어스' 이후 두 번째 연극 출연이다. 그러나 화려함을 달고 다니던 두 남녀에게 아날로그 감성이 깃든 '서툰 사람들'은 조금은 낯설다.

옛날 도둑처럼 큰 보자기를 둘러멘 장덕배의 오종혁, 10만원을 1주 단위로 쪼개 아끼고 아껴쓰는 중학교 교사 유화이의 이주연은 그럼에도 기대감에 눈빛이 총총거렸다. 무대에서 코미디 장르에는 처음 출연하는 오종혁은 15일 "처음에는 입만 열면 서툴었다"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형(같은 역을 맡고 있는 개그코드가 강한 김늘메·이정수)들만큼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니 그런데 지금 이대로 내 모습대로 가는 것이 덕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다보니 덕배가 편해졌다. "지금은 덕배와 가까워졌다.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통해 덕배 안에 있는 서툼 속 따듯함이 느껴졌으면 한다."

'서툰사람들'을 선택한 이유는 "그동안 무거운 작품을 해 와서 스스로 밝고 행복하게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기력이 있지 않으면 소화가 어렵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주연은 "화이의 감정 기복이 많다. 그런 것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렀다"고 고백했다. 자신 있는 성격 표현은 "털털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래 털털한 성격의 화이를 연기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런 점을 사랑스럽게 연기하려고 했다."

첫 연극 '맨 프럼 어스'에서 지적이면서 여성스러운 연구실 조교 '샌디'를 연기했지만 비중은 크지 않았다. 화이는 "1시간 20분을 끌어가다 보니 힘든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화이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다보면 연극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며 신나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가 배경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이 깃들었다. 무대 위 빛나는 클릭비, 애프터스쿨의 그들이 아니다. 두 사람은 예전에 잊고 있던 모습들이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오종혁은 "엄마가 첫 공연을 봤는데 내가 어렸을 때 모습이 보이더라고 말씀했다. 세상을 살다보면 때에 찌들어서 변해가는 것이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환경이 변화하다 보니, 모르게 변화들이 있었다. 덕배가 내 모습이라 생각하니 갓 스무살 때가 떠오르더라"며 즐거워했다. "그때는 좀 의욕적이었고 다혈질이기도 한 모습이 있는데 지금 연극을 하면서 보였다. 이 극을 통해서 새로운 걸 알게 됐다."

이주연은 "예전의 연습생이 다시 된 것처럼 옛날 기분이 들었다"며 미소지었다. "배우, 스태프들과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고동락하는 것이 예전 연습생 때 같다."

영화감독 겸 연극연출가 장진의 원작으로 '코믹 소란극'을 표방한다. 2007년 연극열전2의 개막작으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012년 인터파크에서 주관한 골든티켓 어워즈에서 연극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3년 만의 무대다. 윤정환이 연출을 맡는데 지방 투어가 아닌 서울 공연의 연출을 장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툰사람들의 서툰 모습이 서툴어서 우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따듯한 향기를 품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승룡, 한채영, 장영남, 정웅인, 예지원, 류덕환, 김민교, 김슬기 등의 스타들이 거쳐간 작품이다. 이번 덕배는 오종혁 외 김늘메와 이정수, 화이는 이주연 외 유민정과 박수인이 맡는다. 4월10일까지 코엑스아트홀. 러닝타임 100분, 3만5000원. 티앤비컴퍼니·나인스토리. 02-367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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