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을 막론한 가족의 사랑

  • 정유진 기자

입력 : 2016.02.05 03:00 | 수정 : 2016.03.04 14:12

[대영박물관 '영원한 인간展']

설에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

피붙이에 대한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불변의 가치다. 그러기에 가족애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예술에 있어 단골 소재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대영박물관―영원한 인간'에서는 1만년의 세월 속에서 예술로 길어올린 가족 사랑을 볼 수 있다.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보면 더욱 좋을 작품들이다.

조각가 요한 아우구스트 날이 만든 '랑한스 부인의 묘지 조형물'(1751)은 애잔한 모성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한 여인이 입을 꼭 다문 채 아이의 팔을 붙들고 갈라진 무덤 틈 사이를 나온다. 아이를 죽음의 그늘로부터 벗어나게 해야겠다는 모성 본능. 아이를 낳다 죽은 부인과 아이를 기리며 게오르그 랑한스 목사가 조각가 요한 아우구스트 날에게 의뢰해 만든 조각이다.

보험가 1000만파운드(약 175억원)로 이번 전시에 나온 둘째로 비싼 작품인 라파엘로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1509~1511) 드로잉도 깊은 모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림 속 성모 마리아는 미래에 닥칠 아들의 희생을 예감하는지 수심에 잠긴 모습이지만, 꼭 안은 두 손에서 끝까지 아들을 지켜주겠다는 어미의 사랑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가 소장한 라파엘로의 유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1509~1511년, '매킨토시 마돈나'로도 불림)의 기초가 된 작품으로 유화의 보존 상태가 나빠 복원할 때 이 드로잉을 참고했을 정도로 최종 작품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초벌 그림'이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프랑스·1770~1867)의 '샤를 아야르와 그의 딸 마르게리트의 초상'은 부녀의 사랑이 주제다. 오똑한 콧날과 길쭉한 눈매, 살짝 올라간 입가. 그림 속 아버지와 딸은 똑 닮은 모습이다. 한 손으로는 아이의 팔을, 다른 손으로는 등을 살며시 감싼 아버지의 모습에서 딸을 향한 애틋함이 느껴진다. 파푸아 뉴기니 출신 작가 톰 데코(50)의 '여인과 아이들(2008)' 조각은 폐금속으로 두 아이와 엄마를 표현했다.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기간: 3월 20일까지

홈페이지: humanimage.co.kr

▲문의: (02)522-3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