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06 09:45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가 바탕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한국 초연 10주년 공연을 선보인다.
감옥으로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자신이 쓴 희곡 '돈키호테'를 죄수들과 함께 공연하는 극중극으로 영민한 세르반테스, 페이소스가 짙은 돈키호테를 번갈아 연기하는 남자 뮤지컬 배우에게 우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병상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던 돈키호테가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나 '임파서블 드림'(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를 수 있도록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에 이길 수 없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고 선창하는 '알돈자' 매력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거리에서 저 밑바닥 인생을 살지만 돈키호테로부터 '둘시네아'(사랑스러운 여인)로 불리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끝내 용기를 내게 되는 알돈자는 다양한 감정선을 넘나든다. 이로 인해 스타 여자 뮤지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10주년이라는 영광스런 시즌의 알돈자 역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 전미도와 최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등으로 뮤지컬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가수 겸 뮤지컬배우 린아가 더블캐스팅됐다. 최근 양재동에서 만난 전미도와 린아는 '맨 오브 라만차'가 '임파서블 드림'이었는데 "꿈을 이루게 됐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알돈자를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을 나누는 모습에서 두 알돈자를 모두 봐야 진짜 알돈자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도 들었다.
-'맨오브라만차' 10주년에 출연하다니,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그동안 좋은 배우, 스태프들이 거치가면서 좋은 작품이 됐어요. 객석에서 봤던 분들이랑 함께 작업하니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부담은 되지만 좋죠(웃음)."(전미도)
"10주년이랑 상관없이 이 작품 자체에 출연하게 돼 너무 기뻐요. 근데 연습을 하면서 부담감도 생기죠. 무엇보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린아)
-같은 시즌은 아니었지만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서 연우를 '연기'한 적이 있는 인연이 있더라. 이번에는 같은 시즌에 같은 역을 맡아 느낌이 남다르겠다.
"사람과 몇 마디 나누면 통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린아 씨는 진짜 착하고 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로도 그렇고. 같이 배역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친해지게 됐죠."(전미도)
"미도 언니는 이름에서부터 '연기파'라는 분위기가 묻어나오잖아요(웃음).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평소부터 생각해왔죠. 언니에 이어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면서 언니가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다 들었는데 너무 사랑스런 연우셨더라고요(웃음). 무엇보다 많이 배우려고 해요."(린아)
-알돈자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맨오브라만차'는 이상과 현실의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알돈자는 그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해 갈등을 겪죠. 너무 천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돈키호테가 귀한 사람이라며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니 '내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도 되나'라고 의문을 갖죠. 그렇게 생각하면 상처를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캐릭터지만 정신적, 정서적으로도 방대해서 어려운 캐릭터예요."(전미도)
"너무 어려워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죠. 생각하는 것과 마음이 달라 그 둘의 싸움이기도 해요. 감정적으로 너무 어려운 캐릭터지만 한 장면 한 장면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특히 돈키호테에게 마음을 여는 부분이요. 알돈자는 자기 자신을 지키고 싶어 해요. 그런데 이 사람에게 마음을 열면 더 상처를 입을 것 같고, 차단시키려니 돈키호테가 더 마음에 들어오고. 그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음을 잘 보여줘야죠."(린아)
-알돈자랑 비슷한 점이 있나?
"의심 많고 자신이 없다는 점이요. 근데 끝내 용기를 내서 간다는 점이요(웃음)."(전미도)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요. 그리고 알돈자는 꿈 없이 살아갔어요. 본능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버텨왔죠. 저 역시 그런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린아)
-알돈자는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극 중에서 돈키호테가 이야기를 해요.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요. 좌절해도 운명의 길을 걷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 결국 '임파서블 드림'에서 이야기 하는 '가슴을 때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알았기 때문에 힘을 내지 않았을까 해요. 지금 현실은 치열한 경쟁 사회잖아요. 열등감을 가지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때인데,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캐릭터죠."(전미도)
"돈키호테에게 '둘시네아'라는 소리를 듣는데 그 말의 진심을 믿으려 하지 않죠.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점차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희망을 찾으려고 해요. 알돈자는 관객이 자신의 입장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알돈자의 변화를 관객이 느낄 수 있는 거죠."(린아)
-류정한과 조승우와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돈키호테를 연기한 배우 일곱 명 중 이 작품을 대표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모두 두 배우랑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전미도는 2009년 뮤지컬 '영웅'에서 류정한, 2012년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서 조승우랑 린아는 지난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류정한·조승우와 호흡을 맞췄다.)
"류정한 오빠랑은 뮤지컬 '영웅' 때 작업했던 기억이 좋았어요. 그 때 제가 오빠가 연기한 안중근을 짝사랑하는 소녀 링링을 맡았는데 그 때 꼬맹이가 파트너로서 맞으니 놀라워하시기도 하고 대견해하시기도 하고 했어요. 조승우 오빠랑은 '닥터 지바고'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이번에 대화를 많이 해서 좋아요."(전미도)
"류정한 선배님은 정말 노련하세요. 조승우 선배님은 누구보다 열심히 하셔서 본보기가 되죠. 두 분 다 배울 점이 너무 많은 분들이에요."(린아)
-서로의 알돈자를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가?
"린아 씨는 겉보기에는 다소 거친데 그 안에 순수함이 깃들어있죠. 알돈자가 그래서 정말 잘 어울려요 . 파워풀하지만 속은 여리고 착한 캐릭터죠. 제가 별 도움에 못 되고 있어요. 오히려 린아 씨에게 힘을 얻죠. 제가 고민하고 있으면 '언니는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죠.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웃음)."(전미도)
"연습할 때 언니의 연기를 집중해서 봐요. 빼먹으려고요(웃음). 언니를 보고 있으면 신비로운 분위기가 나요. 작은 체구인데도 누구보다 강하고요."(린아)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시스템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뮤지컬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미도 씨는 연극 중심의 극단 맨씨어터 멤버로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다. 린아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출신으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시작했지만 점차 뮤지컬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연극, 뮤지컬을 번갈아가면서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어요.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다'라고 선택을 하면 그 작품이 연극이었고 뮤지컬이었죠. 다만 뮤지컬은 좀 더 드라마가 강한 작품으로 선택을 하려고 하죠."(전미도)
"물 흐르듯이 여기까지 왔어요. '처음부터 뮤지컬을 해야지'라는 마음을 먹은 게 아니었지만 하나 하기도 어려운데 연기와 노래를 둘 다 해야 하는 뮤지컬을 통해 성취감도 느끼고 자부심도 들었죠. 아직 많이 부족한데 뮤지컬을 통해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어요. 지금까지 해온 작품도 어려웠지만 알돈자는 특히 힘든 역이라 이를 잘 감당했을 때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죠.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바다 선배님, 옥주현 선배님 같은 길을 가고 싶죠."(린아)
-본인들에게 '맨오브라만차'의 주제곡 제목처럼 '임파서블 드림'인 것이 있나?
"제게는 알돈자가 그랬죠. 그동안 할 수도 없고, 누가 시켜주지도 않을 것 같은 캐릭터였어요.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했죠. 그래도 인터뷰 때마다 매번 맡고 싶었던 캐릭터라 말했는데 기회가 주어졌고 그게 신기하죠. 그래서 지금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요. 메릴 스트립하고 함께 연기하는 거요(웃음)."(전미도)
"저도 미도 언니처럼 몇년 전에 '알돈자'를 해보고 싶은 캐릭터로 꼽았었어요. 잠깐 그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캐스팅됐을 때 소름이 끼쳤죠. 언니가 스트립과 연기하고 싶다면 저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요(웃음).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의 캐릭터 중에서도 알돈자가 눈에 띄는 이유는 '성장'이라는 키워드 때문이다. 극 초반 뒤편에 주춤하고 빠져 있던 그녀는 마지막에 '임파서블 드림'을 선창한다. 이미 입지를 다진 전미도, 이미 성장 중인 린아지만 알돈자를 능히 감당하고 난 뒤 더 무럭무럭 자라있을 거라는 기대가 드는 이유다.
"이번 10주년 공연을 잘해서 '맨오브라만차'가 20주년, 30주년 기념 공연도 진행했으면 해요. 누구나 용기를 얻고 인생이 바뀌는 전환점이 있는데 관객들이 용기를 내는 기회가 됐으면 하죠."(전미도) "알돈자가 더 도드라져서 여성이 중심이 되는 뮤지컬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린아)
전미도, 린아와 함께 같이 성장할 일만 남았다.
7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돈키호테 류정한·조승우, 알돈자 전미도·린아, 산초 정상훈·김호영. 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데이비드 스완. 6만~14만원. 오디뮤지컬컴퍼니·오픈리뷰. 02-6467-2209
감옥으로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자신이 쓴 희곡 '돈키호테'를 죄수들과 함께 공연하는 극중극으로 영민한 세르반테스, 페이소스가 짙은 돈키호테를 번갈아 연기하는 남자 뮤지컬 배우에게 우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병상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던 돈키호테가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나 '임파서블 드림'(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를 수 있도록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에 이길 수 없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고 선창하는 '알돈자' 매력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거리에서 저 밑바닥 인생을 살지만 돈키호테로부터 '둘시네아'(사랑스러운 여인)로 불리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끝내 용기를 내게 되는 알돈자는 다양한 감정선을 넘나든다. 이로 인해 스타 여자 뮤지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10주년이라는 영광스런 시즌의 알돈자 역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 전미도와 최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등으로 뮤지컬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가수 겸 뮤지컬배우 린아가 더블캐스팅됐다. 최근 양재동에서 만난 전미도와 린아는 '맨 오브 라만차'가 '임파서블 드림'이었는데 "꿈을 이루게 됐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알돈자를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을 나누는 모습에서 두 알돈자를 모두 봐야 진짜 알돈자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도 들었다.
-'맨오브라만차' 10주년에 출연하다니,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그동안 좋은 배우, 스태프들이 거치가면서 좋은 작품이 됐어요. 객석에서 봤던 분들이랑 함께 작업하니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부담은 되지만 좋죠(웃음)."(전미도)
"10주년이랑 상관없이 이 작품 자체에 출연하게 돼 너무 기뻐요. 근데 연습을 하면서 부담감도 생기죠. 무엇보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린아)
-같은 시즌은 아니었지만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서 연우를 '연기'한 적이 있는 인연이 있더라. 이번에는 같은 시즌에 같은 역을 맡아 느낌이 남다르겠다.
"사람과 몇 마디 나누면 통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린아 씨는 진짜 착하고 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로도 그렇고. 같이 배역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친해지게 됐죠."(전미도)
"미도 언니는 이름에서부터 '연기파'라는 분위기가 묻어나오잖아요(웃음).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평소부터 생각해왔죠. 언니에 이어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하면서 언니가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 다 들었는데 너무 사랑스런 연우셨더라고요(웃음). 무엇보다 많이 배우려고 해요."(린아)
-알돈자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맨오브라만차'는 이상과 현실의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알돈자는 그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해 갈등을 겪죠. 너무 천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돈키호테가 귀한 사람이라며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니 '내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도 되나'라고 의문을 갖죠. 그렇게 생각하면 상처를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육체적으로도 힘든 캐릭터지만 정신적, 정서적으로도 방대해서 어려운 캐릭터예요."(전미도)
"너무 어려워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죠. 생각하는 것과 마음이 달라 그 둘의 싸움이기도 해요. 감정적으로 너무 어려운 캐릭터지만 한 장면 한 장면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특히 돈키호테에게 마음을 여는 부분이요. 알돈자는 자기 자신을 지키고 싶어 해요. 그런데 이 사람에게 마음을 열면 더 상처를 입을 것 같고, 차단시키려니 돈키호테가 더 마음에 들어오고. 그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음을 잘 보여줘야죠."(린아)
-알돈자랑 비슷한 점이 있나?
"의심 많고 자신이 없다는 점이요. 근데 끝내 용기를 내서 간다는 점이요(웃음)."(전미도)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요. 그리고 알돈자는 꿈 없이 살아갔어요. 본능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버텨왔죠. 저 역시 그런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린아)
-알돈자는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극 중에서 돈키호테가 이야기를 해요.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요. 좌절해도 운명의 길을 걷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 결국 '임파서블 드림'에서 이야기 하는 '가슴을 때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알았기 때문에 힘을 내지 않았을까 해요. 지금 현실은 치열한 경쟁 사회잖아요. 열등감을 가지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때인데,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캐릭터죠."(전미도)
"돈키호테에게 '둘시네아'라는 소리를 듣는데 그 말의 진심을 믿으려 하지 않죠.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점차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희망을 찾으려고 해요. 알돈자는 관객이 자신의 입장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알돈자의 변화를 관객이 느낄 수 있는 거죠."(린아)
-류정한과 조승우와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돈키호테를 연기한 배우 일곱 명 중 이 작품을 대표하는 스타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모두 두 배우랑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전미도는 2009년 뮤지컬 '영웅'에서 류정한, 2012년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서 조승우랑 린아는 지난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류정한·조승우와 호흡을 맞췄다.)
"류정한 오빠랑은 뮤지컬 '영웅' 때 작업했던 기억이 좋았어요. 그 때 제가 오빠가 연기한 안중근을 짝사랑하는 소녀 링링을 맡았는데 그 때 꼬맹이가 파트너로서 맞으니 놀라워하시기도 하고 대견해하시기도 하고 했어요. 조승우 오빠랑은 '닥터 지바고'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이번에 대화를 많이 해서 좋아요."(전미도)
"류정한 선배님은 정말 노련하세요. 조승우 선배님은 누구보다 열심히 하셔서 본보기가 되죠. 두 분 다 배울 점이 너무 많은 분들이에요."(린아)
-서로의 알돈자를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가?
"린아 씨는 겉보기에는 다소 거친데 그 안에 순수함이 깃들어있죠. 알돈자가 그래서 정말 잘 어울려요 . 파워풀하지만 속은 여리고 착한 캐릭터죠. 제가 별 도움에 못 되고 있어요. 오히려 린아 씨에게 힘을 얻죠. 제가 고민하고 있으면 '언니는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죠.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웃음)."(전미도)
"연습할 때 언니의 연기를 집중해서 봐요. 빼먹으려고요(웃음). 언니를 보고 있으면 신비로운 분위기가 나요. 작은 체구인데도 누구보다 강하고요."(린아)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시스템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뮤지컬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미도 씨는 연극 중심의 극단 맨씨어터 멤버로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다. 린아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출신으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시작했지만 점차 뮤지컬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연극, 뮤지컬을 번갈아가면서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어요.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다'라고 선택을 하면 그 작품이 연극이었고 뮤지컬이었죠. 다만 뮤지컬은 좀 더 드라마가 강한 작품으로 선택을 하려고 하죠."(전미도)
"물 흐르듯이 여기까지 왔어요. '처음부터 뮤지컬을 해야지'라는 마음을 먹은 게 아니었지만 하나 하기도 어려운데 연기와 노래를 둘 다 해야 하는 뮤지컬을 통해 성취감도 느끼고 자부심도 들었죠. 아직 많이 부족한데 뮤지컬을 통해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어요. 지금까지 해온 작품도 어려웠지만 알돈자는 특히 힘든 역이라 이를 잘 감당했을 때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죠.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바다 선배님, 옥주현 선배님 같은 길을 가고 싶죠."(린아)
-본인들에게 '맨오브라만차'의 주제곡 제목처럼 '임파서블 드림'인 것이 있나?
"제게는 알돈자가 그랬죠. 그동안 할 수도 없고, 누가 시켜주지도 않을 것 같은 캐릭터였어요. 안 어울릴 것 같기도 했죠. 그래도 인터뷰 때마다 매번 맡고 싶었던 캐릭터라 말했는데 기회가 주어졌고 그게 신기하죠. 그래서 지금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어요. 메릴 스트립하고 함께 연기하는 거요(웃음)."(전미도)
"저도 미도 언니처럼 몇년 전에 '알돈자'를 해보고 싶은 캐릭터로 꼽았었어요. 잠깐 그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캐스팅됐을 때 소름이 끼쳤죠. 언니가 스트립과 연기하고 싶다면 저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요(웃음).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의 캐릭터 중에서도 알돈자가 눈에 띄는 이유는 '성장'이라는 키워드 때문이다. 극 초반 뒤편에 주춤하고 빠져 있던 그녀는 마지막에 '임파서블 드림'을 선창한다. 이미 입지를 다진 전미도, 이미 성장 중인 린아지만 알돈자를 능히 감당하고 난 뒤 더 무럭무럭 자라있을 거라는 기대가 드는 이유다.
"이번 10주년 공연을 잘해서 '맨오브라만차'가 20주년, 30주년 기념 공연도 진행했으면 해요. 누구나 용기를 얻고 인생이 바뀌는 전환점이 있는데 관객들이 용기를 내는 기회가 됐으면 하죠."(전미도) "알돈자가 더 도드라져서 여성이 중심이 되는 뮤지컬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린아)
전미도, 린아와 함께 같이 성장할 일만 남았다.
7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돈키호테 류정한·조승우, 알돈자 전미도·린아, 산초 정상훈·김호영. 프로듀서 신춘수, 연출 데이비드 스완. 6만~14만원. 오디뮤지컬컴퍼니·오픈리뷰. 02-6467-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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