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13 23:49
伊 파르마 베르디 페스티벌 개막공연 '운명의 힘' 관람기
"천사들의 성모여, 당신의 옷자락으로 그녀를 덮으소서…."
두 개의 거대한 벽을 합쳐 만든 십자가를 통해 신비로운 빛이 쏟아졌다. 순백의 성의(聖衣)를 입은 여주인공 레오노라가 바닥에 엎드리자 촛불을 든 수도승들의 합창이 하프의 천국적인 음률과 함께 어우러져 객석으로 번져갔다.
두 개의 거대한 벽을 합쳐 만든 십자가를 통해 신비로운 빛이 쏟아졌다. 순백의 성의(聖衣)를 입은 여주인공 레오노라가 바닥에 엎드리자 촛불을 든 수도승들의 합창이 하프의 천국적인 음률과 함께 어우러져 객석으로 번져갔다.

작곡가 베르디의 탄생일이었던 지난 10일 저녁(현지 시각), 제12회 베르디 페스티벌 개막 공연이 열린 파르마 왕립극장. 오페라 '운명의 힘' 2막 피날레는 성스러운 화음으로 가득 찼다. 개개인이 모두 음악평론가 수준인 파르마 청중은 파바로티에게도 연주 당일 목소리가 좋지 않으면 '집에나 가라(vai a casa)!'며 야유를 퍼부었을 만큼 악명 높다. 연주자에게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목청껏 '브라비'를 외치며 환호했다.
파르마는 베르디가 나고 자란 론콜레와 부세토를 품고 있는 파르마 주의 주도다.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태어났고 파가니니의 묘도 파르마에 있다. 여기에 나폴레옹의 두 번째 부인 마리 루이즈가 이혼의 대가로 파르마를 다스리던 1829년 1400석의 왕립극장을 개관해 이탈리아 최고임을 자부했다. 1840년 베르디는 '나부코' 지휘를 시작으로 고향의 극장을 평생 동안 아꼈다.
매년 10월 10일 시작하는 파르마 왕립극장의 베르디 페스티벌은 세계 유일의 베르디 전문 음악축제다. 올해의 메인 오페라 '운명의 힘'은 거장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의 프로덕션을 업그레이드했다. 최근 오페라 연출의 유행을 반영해 흑백의 조화를 환상적으로 구현한 무대와 의상은 4시간의 러닝 타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들었다.
파르마는 베르디가 나고 자란 론콜레와 부세토를 품고 있는 파르마 주의 주도다.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태어났고 파가니니의 묘도 파르마에 있다. 여기에 나폴레옹의 두 번째 부인 마리 루이즈가 이혼의 대가로 파르마를 다스리던 1829년 1400석의 왕립극장을 개관해 이탈리아 최고임을 자부했다. 1840년 베르디는 '나부코' 지휘를 시작으로 고향의 극장을 평생 동안 아꼈다.
매년 10월 10일 시작하는 파르마 왕립극장의 베르디 페스티벌은 세계 유일의 베르디 전문 음악축제다. 올해의 메인 오페라 '운명의 힘'은 거장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의 프로덕션을 업그레이드했다. 최근 오페라 연출의 유행을 반영해 흑백의 조화를 환상적으로 구현한 무대와 의상은 4시간의 러닝 타임을 순식간에 지나가게 만들었다.

특히 2003년 축제 이래 한국 성악가로는 최초로 베이스 임채준〈사진〉이 칼라트라바 후작으로 출연했다.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을 중심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임채준의 묵직한 저음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드라마틱한 목소리가 요구되는 레오노라, 알바로, 카를로를 부른 톨라, 아로니카, 살시는 까다로운 파르마 청중을 압도했다. 여기에 200년 가까이 무르익은 극장의 음향은 최상의 음악을 만드는 일등공신이었다.
7일 오전 베르디가 부인 주세피나와 함께 세상을 떠날 때까지 49년을 살았던 부세토 근처 산타 아가타의 '빌라 베르디'는 만추(晩秋)의 정취로 넘쳤다. '운명의 힘'을 비롯한 걸작이 작곡된 오페라의 성지다. 베르디가 직접 관리한 높은 음자리 모양의 연못은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낙엽을 가득 담고 있었다. '운명의 힘' 4막의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의 선율이 전해져 왔다. 파르마 베르디 축제는 부세토 베르디 극장의 '라 트라비아타'를 포함해 11월 4일까지 이어진다.
7일 오전 베르디가 부인 주세피나와 함께 세상을 떠날 때까지 49년을 살았던 부세토 근처 산타 아가타의 '빌라 베르디'는 만추(晩秋)의 정취로 넘쳤다. '운명의 힘'을 비롯한 걸작이 작곡된 오페라의 성지다. 베르디가 직접 관리한 높은 음자리 모양의 연못은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낙엽을 가득 담고 있었다. '운명의 힘' 4막의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의 선율이 전해져 왔다. 파르마 베르디 축제는 부세토 베르디 극장의 '라 트라비아타'를 포함해 11월 4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