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뉴욕 '메트(메트로폴리탄 박물관)'가 4년 공들인 新羅… 西歐 첫 단독 전시회

  • 뉴욕=장상진 특파원

입력 : 2013.06.05 03:01 | 수정 : 2013.06.05 09:41

[유물 100여점 특별展… 美 뉴욕 장상진 특파원]

오는 10월 29일~내년 2월 '신라:한국의 황금 왕국'展
가장 주목도 높은 1층, 그리스·로마 전시실 옆에서…
캠벨 관장 "한국 미술이 아시아 예술 중심에 자리할 것"

장상진 특파원 사진
뉴욕=장상진 특파원
"한국 예술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아시아 예술에 대한 우리 관심의 중심에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토머스 캠벨 메트로폴리탄박물관장 겸 최고경영자)

국보 191호 '황남대총 북분(北墳) 출토 금관' 등 신라 유물 100여점이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하 '메트')에서 오는 10월부터 4개월간 뉴요커와 세계인들 앞에 선을 보인다. 메트는 10월 29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1층 특별 전시관에서 '신라: 한국의 황금 왕국(Silla: Korea's Golden Kingdom)' 전시회를 연다고 3일(현지 시각) 더글러스 딜런 보드룸에서 진행된 2013~2014년 전시 설명회에서 밝혔다. 메트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서구에서 열리는 사상 첫 신라 예술 단독 전시회다. 메트 측은 이날 설명회에서 주요 언론과 미술 관계자 등 100명을 초청한 가운데 신라 특별전을 비롯한 15개 전시회를 소개했다.

메트는 2층에 180㎡ 규모의 한국 전용 전시실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전시회는 메트 내에서도 가장 주목도가 높은 1층 그리스·로마 전시실 옆 650㎡ 규모의 특별 전시관에서 열린다. 한국 관련 전시회가 이 전시관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의 협조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국보 및 보물 20여점을 포함해 서기 400~800년에 만들어진 신라시대 유물 100여점이 전시된다. 메트 측은 '한국 문화재의 지존(至尊)'이라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전시도 희망하고 있으나 문화재청이 해당 국보의 장기 해외 반출에 난색을 보여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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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메트)이 오는 10월 29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신라: 한국의 황금 왕국’ 전시회를 연다. 황남대총 북분 출토 금관(사진 위 왼쪽·국보 191호), 금제 여래좌상(사진 위 오른쪽·국보 79호) 등 신라 유물 100여점이 전시된다. 메트 더글러스 딜런 보드룸에서 3일 전시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사진 아래). 메트가 신라 유물만으로 특별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다. /뉴시스

메트는 이번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고대 한국의 복합적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특별 전시관을 3개 주제의 전시실로 구분했다. 제1 전시실에는 5~6세기 고분에서 출토된 왕족과 귀족의 유물이 전시된다. 제2 전시실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단검과 상감 세공 황금 칼집, 로마제국에서 제작된 유리그릇 등 신라의 국제적 문화 융성을 보여주는 유물이 집중 전시된다. 제3 전시실은 금제 여래좌상 등 불교 문화재 코너다. 메트는 이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석굴암 등을 소개하는 비디오를 상영하는 코너도 따로 마련한다.

캠벨 관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신라시대는 예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지금까지 서방 박물관들이 (조선·고려시대에 비해)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시기"라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의 예술이 아시아 예술에 대한 관심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차례 경주 방문을 통해 신라 예술의 기본을 이루는 건물이나 풍경 등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일반 관람 시간 이후 보름달이 뜬 가운데 이뤄진 석굴암 방문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매우 시적(詩的)인 순간이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신라 예술에 대한 일반 관람객의 이해를 잘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