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서 가져간 혼수품 보며 덕혜는 얼마나 울었을까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2.12.10 23:14

국립고궁박물관 '덕혜옹주 특별전'

은으로 만든 뒤주(높이 7.8㎝)와 은제(銀製) 솥 장식(지름 6.2㎝)은 고국이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라는 뜻이었을까.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1912~1989)가 혼수품으로 가져간 장식품과 의복, 경대, 노리개 등 유품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12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덕혜옹주 특별전'.

덕혜옹주가 1931년 혼수품으로 가져간 장식용 은제 뒤주(왼쪽)와 솥(앞줄 오른쪽). /이덕훈 기자
고종이 환갑 때인 1912년 낳은 덕혜옹주는 열세 살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난 뒤, 열아홉 살이던 1931년 쓰시마의 소 다케유키(宗 武志) 백작과 정략결혼했다. 하지만 아버지처럼 따랐던 오빠 순종과 어머니 양귀인이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신경쇠약 증세를 보여 결혼 1년 전 이미 조발성 치매 진단까지 받은 상태였다. 덕혜옹주는 1932년 딸을 출산한 직후 오랫동안 정신병원 신세를 졌고, 1955년 이혼당했다. 1962년 귀국한 덕혜옹주는 창덕궁에서 머물다 1989년 타계했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덕혜옹주의 의복과 장신구, 혼수품은 일본 도쿄의 문화학원 복식박물관과 규슈국립박물관 소장품이다. 은으로 만든 뒤주와 솥은 이왕직(李王職)에서 만든 금속공예품으로 덕혜왕주 시댁인 쓰시마의 소(宗)가에 보낸 혼수품. 화신백화점 전신인 화신상회가 만든 은제 신선로, 창신상회가 만든 은으로 만든 합도 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02) 3701-7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