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2.06 03:03 | 수정 : 2012.12.06 15:09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
명동예술극장이 제작한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연출 오경택)은 정통 희극의 품격과 대학로 코미디의 즉물적 개그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안착하지 못한 엉거주춤 코미디다.
18세기에 발표된 원작은 근대 희극의 토대를 마련한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걸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시종일관 어수선한 전개, 맥락과 관계없이 양념으로 투입된 자극적인 말장난으로 헛웃음만 유발한다. 인간의 위선과 모순에 대한 풍자, 허위의식을 묘파하는 통렬한 해학, 상충하는 상황에서 절로 터지는 유기농 폭소 대신, 쉽고 편하게 웃겨보려는 조미료 대사가 난무한다. "침대는 과학이다" "이럴 때 한경희 스팀 다리미가 필요하다" "내 이름은 마카로니 카르보나라" 등 TV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유효기간 만료'로 폐기될 법한 유머는 입장료 1만원인 대학로 코미디극보다도 뒤처진다.
18세기에 발표된 원작은 근대 희극의 토대를 마련한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걸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시종일관 어수선한 전개, 맥락과 관계없이 양념으로 투입된 자극적인 말장난으로 헛웃음만 유발한다. 인간의 위선과 모순에 대한 풍자, 허위의식을 묘파하는 통렬한 해학, 상충하는 상황에서 절로 터지는 유기농 폭소 대신, 쉽고 편하게 웃겨보려는 조미료 대사가 난무한다. "침대는 과학이다" "이럴 때 한경희 스팀 다리미가 필요하다" "내 이름은 마카로니 카르보나라" 등 TV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유효기간 만료'로 폐기될 법한 유머는 입장료 1만원인 대학로 코미디극보다도 뒤처진다.

대학로 코미디와 다른 점은 돈과 공(功)이 들어간 무대와 의상이다. 하지만 맵시 있는 드레스를 입은 배우들은 나이트클럽 조명이 돌아가는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관객을 노래방 손님으로 만든다. 망가지는 배우를 보며 일부는 웃을지 모른다. 박수가 나오기도 할 것이다. 자리도 찰지 모른다. 그래서 대학로 코미디극이 성행한다. 하지만 한 해 국민 세금 33억원을 쓰는, 우리 연극의 좌표를 제시해야 할 명동예술극장이 걸을 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