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14 23:11
장막 희곡 부문 심사평
총 78편의 장막 희곡 부문 응모작 중 본심에 오른 작품은 '직업소개소', '암전',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등 세 편이었다.
부패한 퇴직 경찰이 거대한 음모에 말려드는 과정을 통해 이 세계의 '비열한 먹이사슬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직업소개소'는 극적 사건을 엮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연극적이기보다는 영상에 가까운 극 구성, '비열한 세계'와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대비가 지닌 상투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부패한 퇴직 경찰이 거대한 음모에 말려드는 과정을 통해 이 세계의 '비열한 먹이사슬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직업소개소'는 극적 사건을 엮어가는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연극적이기보다는 영상에 가까운 극 구성, '비열한 세계'와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대비가 지닌 상투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암전'은 연극적 형식에 대한 적극적인 실험과 문제의식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응시와 성찰이 필요한 지점에 지나치게 개입되는 주관적 감상이 결과적으로 극의 두께를 얇게 만들고 소통을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김동기의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죽어가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자칫 무거워질 이야기를 물 흐르듯 담담하게 끌고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다만 이 가족 이야기가 개인사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역사적 차원의 공통 경험으로 확장되었더라면 좀 더 큰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그러나 우직하게 밀고 들어가 대상을 끌어안는 작가의 진심은 결코 작지 않은 울림을 남긴다. 심사위원들은 크지만 설익은 관념보다는 소박한 진심과 '살 냄새'를 선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