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18 09:48
[작가토크]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혹시 이 작품을 아십니까? 상어입니다.
작가는 호주산 상어를 약 1천만원에 구입한 후 방부처리를 했고, 평범한 대형 수조를 만들어 그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5퍼센트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가 더 이상 부패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것이 작업의 전부입니다.

작품의 제목은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입니다. 꽤 어려운 제목처럼 보입니다.
이 작품은 1992년 3월 1일 런던의 사치갤러리에서 전시되었습니다. "작품이다 아니다" 라며 당연히 논란은 일어났고, 언론은 이를 연일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후에 이 작품은 보란 듯이 125억원이란 고가에 팔렸습니다.

27살의 젊은 나이에 이런 당돌함을 보였던 작가의 이름은 영국의 아티스트 데미언 허스트입니다. 이후 그의 별명은 '미술계의 악동'이 되었습니다.
데미언 허스트가 처음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전시가 있습니다. '프리즈 전'입니다. 1988년 8월 골드스미스대학 2학년생이던 데미언 허스트는 동기 15명과 도클랜드지역의 빈 창고를 공짜로 빌려 전시를 합니다. 그리고 데미언 허스트는 미술계의 유명인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전시에 초대하는 열정을 보입니다.
운 좋게도 많은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하였고 여론은 다소 황당하지만 신선하다는 쪽으로 모여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이들의 발칙함을 특별한 시선으로 보았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찰스 사치입니다. 23살의 프리즈 전으로 시작된 신선한 주목은 27살 사치갤러리에서 열렸던 yba전의 성공으로 이어졌고, 데미언 허스트는 1995년 최고 미술가에게 수여하는 터너상까지 받는 행운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1997년에는 전통을 고수하는 영국왕립미술관에서도 그의 전시를 열어줍니다. '센세이션'전입니다.
결국 그는 2005년에 한 잡지에서 선정한 미술계 파워인물 1위에 오르는 영광까지 갖게 됩니다.
지금도 그의 작품과 전시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성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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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영상 제공 : 서정욱(서정욱 갤러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