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06 03:06
민간 극단, 가계부 열어보니
2만원 표 팔면 6000원 수입… 제작비 절반도 찾기 힘들어
"위기의 민간 극단 위해 선택적 집중 지원 필요"
"2만원 티켓 팔면 수입 6000원. 대관료는 오르는데, 지원은 줄어든다. 이러다간 민간 극단은 고사(枯死)하고 말 것이다." 2년 전부터 불거져온 '민간 극단의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09년 명동예술극장과 남산예술센터, 2010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국립극단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공극장과 극단의 기획·제작이 활발해지면서 민간 극단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열악해져만 가는 환경에 신음한다. 지난달 27일 '연극환경의 변화와 극단의 생존'을 주제로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토론은 한국연극평론가협회(회장 허순자)와 한국소극장협회(이사장 정대경)가 공동 주최했다.
◇"민간 극단 흔들리면 다양한 창작 사라져"
현재 서울연극협회에 등록된 극단은 250곳 안팎.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극단 풍경 대표 박정희씨는 "창단 10년째, 쌓인 빚이 1억"이라며 극단의 10년치 제작비 현황을 공개했다. 소극장협회가 산출한 공연 표준 제작비와 수입 현황을 보면, 연극 1편을 만들 때마다 약 2000만원씩 적자를 안는다.〈표 참조〉 극단 재정을 휘청거리게 하는 '주범'은 대관료. 제작비의 3분의 1이다. 150석 소극장의 일일 임대료는 50만원 안팎, 한 달이면 1200만~1500만원이 들어간다. 무대 제작에 500만~800만원, 대행 기획비는 200만~500만원선. 이 정도 금액도 웬만한 극단은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표 판매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근 티켓 판매 창구로 각광받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는 최대 80%까지 할인된다. 2만원 티켓을 팔아도 제작사 수입으로는 평균 6000원이 돌아온다. 올해 초 서울문화재단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로 연극의 유료점유율은 32.4%에 그친다. 결과적으로 수입이 제작비의 절반에 못 미치는 구조다. 배우와 스태프 임금은 형편없다. 극단 풍경이 올해 올린 '철로'의 1인당 개런티는 7만~20만원이었다. "차비도 되지 않는다" "연극배우 연봉은 50만원"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그래서 나온다.
◇"민간 극단 흔들리면 다양한 창작 사라져"
현재 서울연극협회에 등록된 극단은 250곳 안팎.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극단 풍경 대표 박정희씨는 "창단 10년째, 쌓인 빚이 1억"이라며 극단의 10년치 제작비 현황을 공개했다. 소극장협회가 산출한 공연 표준 제작비와 수입 현황을 보면, 연극 1편을 만들 때마다 약 2000만원씩 적자를 안는다.〈표 참조〉 극단 재정을 휘청거리게 하는 '주범'은 대관료. 제작비의 3분의 1이다. 150석 소극장의 일일 임대료는 50만원 안팎, 한 달이면 1200만~1500만원이 들어간다. 무대 제작에 500만~800만원, 대행 기획비는 200만~500만원선. 이 정도 금액도 웬만한 극단은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표 판매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근 티켓 판매 창구로 각광받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는 최대 80%까지 할인된다. 2만원 티켓을 팔아도 제작사 수입으로는 평균 6000원이 돌아온다. 올해 초 서울문화재단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로 연극의 유료점유율은 32.4%에 그친다. 결과적으로 수입이 제작비의 절반에 못 미치는 구조다. 배우와 스태프 임금은 형편없다. 극단 풍경이 올해 올린 '철로'의 1인당 개런티는 7만~20만원이었다. "차비도 되지 않는다" "연극배우 연봉은 50만원"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그래서 나온다.
◇"정부 지원, 소액다건보다 선택적 집중으로"
결국 민간 극단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울문화재단 조사에서 가장 만족도가 낮았던 항목(5만 만점에 1.95점)이 정부 지원이었다. 대표적 연극 지원 창구는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두 곳. 서울문화재단은 소액다건(少額多件)으로, 예술위는 선택·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극단 측은 소액다건(건당 1500만원 안팎)보다는 집중 지원(건당 3000만원 이상)이 발전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2000만원 미만은 대관료도 되지 않아 작품을 벌이기도, 벌이지 않기도 애매한 액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문화재단 측은 "250곳 극단 중 한정된 소수만 지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공공극장이 민간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험극단 이한승 대표는 4일 "명동예술극장과 남산예술센터 등은 연간 3~4개월 민간에 대관하는 것이 공공성 실현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극단의 자생력 강화는 기본. 국립극단 심재찬 사무국장은 "공공극단과 차별화되는 실험적 창조의 장(場)으로서의 역할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민간 극단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울문화재단 조사에서 가장 만족도가 낮았던 항목(5만 만점에 1.95점)이 정부 지원이었다. 대표적 연극 지원 창구는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두 곳. 서울문화재단은 소액다건(少額多件)으로, 예술위는 선택·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극단 측은 소액다건(건당 1500만원 안팎)보다는 집중 지원(건당 3000만원 이상)이 발전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2000만원 미만은 대관료도 되지 않아 작품을 벌이기도, 벌이지 않기도 애매한 액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문화재단 측은 "250곳 극단 중 한정된 소수만 지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공공극장이 민간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험극단 이한승 대표는 4일 "명동예술극장과 남산예술센터 등은 연간 3~4개월 민간에 대관하는 것이 공공성 실현 목적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극단의 자생력 강화는 기본. 국립극단 심재찬 사무국장은 "공공극단과 차별화되는 실험적 창조의 장(場)으로서의 역할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