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춤, 엄연히 미술!

  • 곽아람 기자

입력 : 2012.08.20 23:07

서울대미술관 'Now Dance'… 무용 영상 담은 스크린 전시

스크린 속에서, 춤이 시작됐다. 바흐(Bach·1685~1750)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이 흐르자 바흐처럼 분장한 남자 무용수가 곡에 맞춰 '연주'를 시작한다. 오른손엔 활을 들었지만, 왼손으론 첼로 대신 여자 무용수를 안았다. 스페인 안무가 나초 두아토(Duato·55)가 바흐의 대표곡을 시각화해 무용으로 제시한 작품 '다중성, 침묵과 공간의 형식들'이다.

나초 두아토의‘다중성, 침묵과 공간의 형식들’. /서울대미술관 제공
내달 16일까지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는 'Now Dance'전은 미술관에 춤을 끌어들이는 요즘 세계 미술계의 동향에 발맞춘 전시. 무용수가 직접 등장하는 대신 가로 3m, 세로 2.5m짜리 스크린 여섯 개를 설치하고, 공연 영상을 튼다.

'몸'의 예술이지만 미술의 영역에 속하는 퍼포먼스와 전통적인 '몸'의 예술인 춤의 교차점을 찾아보기 위한 시도다. 두아토의 작품에서 여성 무용수를 '연주'하는 남성 무용수의 모습은 백남준과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이 협연한 1960년대 말의 퍼포먼스를 연상시킨다. 무용가 안은미(50)는 작품 '백남준 광시곡'에서 베토벤 광시곡에 맞춰 백남준의 '넥타이 자르기' 퍼포먼스를 재현한다. 이 밖에 리드미컬한 동작이 특징적인 줄리언 오피의 애니메이션, 종이상자를 무용 동작을 연상시키도록 펼쳐 알록달록하게 칠한 김봉태의 '댄싱 박스' 등도 설치됐다. (02) 880-9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