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6.27 23:27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1931년 두 여인 투신 다뤄
지난 26일 서울 중구 약수동 연습실에서 만난 '콩칠팔' 프로듀서 조용신(44)씨는 "배우 스케줄 조정이 아니라 작품에 시간을 집중할 수 있어서 제작진이 다들 반긴다"고 말했다. 작품에는 신의정, 최미소, 조휘, 최용민 등 8명이 나온다.

'콩칠팔새삼륙'은 '남의 일에 이러쿵저러쿵한다'는 뜻. 쉽게 말해 '뒤에서 씹는다'는 말이다. 작품은 1931년 4월 영등포역 기차선로에 뛰어든 두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의사의 딸과 부잣집 맏며느리의 정사(情死)는 당시 경성 시내를 떠들썩하게 했다.
철로 투신 외 나머지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덧붙였다. '콩칠팔' 극작가 이수진(41)씨는 "집필 중에 '되겠니?'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물어보는 사람마다 반응이 한결같았어요. 여자 둘이 주인공인 데다("잘생긴 남자는 어디에?"), 나중엔 같이 죽으니까요("그렇게 우울한데 누가 보겠어?")." 이씨는 "그래도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을 꼭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지망생은 여자가 남자보다 7대3 비율로 많아요. 하지만 시장이 원하는 배우는 남자가 많죠. 여배우의 경쟁은 훨씬 치열한데 흥행력이 달린다고 출연료도 상대적으로 적어요. 그런 배우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소극장에 올리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의상이 60벌이나 된다. 음악도 녹음을 트는 게 아니라 6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공연장인 충무아트홀 블루에서 라이브 연주는 5년 만이다. 제작비도 더 들어가는 데다, 좁은 무대에 악단이 들어설 자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콩칠팔'은 원래 넣으려던 코러스 걸 등 일부 요소를 포기하고, 배우의 연기와 노래에 힘을 줬다. 조용신씨는 "손바닥만한 의자에서 2시간 동안 관극(觀劇) 노동하는 관객을 배신하지 않도록 작품성을 올리는 데에 집중했다"며 "관객이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29일~8월 5일, 충무아트홀 블루, (02)2230-6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