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7.15 16:11
연극 '풀 포 러브'

소극장 쥬크박스 뮤지컬 '달고나'부터 대형 역사 뮤지컬 '남한산성'까지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조광화 연출이 연극 무대에 나섰다. 작품은 샘 셰퍼드의 '풀 포 러브 Fool for Love'. 서로가 이복 남매인 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이미 두 번이나 영화로 제작될 만큼 탄탄한 드라마를 가지고 있는 샘 셰퍼드의 대표작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무대가 초연이다.
흥미롭게도 이 작품을 두고 조광화 그가 쓰고 연출했던 '미친키스'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미친키스'를 올리고 난 후 우연히 '클로저'를 봤다. 전혀 모르는 작품이었는데, 세상 반대편에 있는 작가도 비슷한 때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키스'와 'Fool for Love'? 글쎄 난 잘 모르겠다. 두 작품 모두 어찌할 수 없는 지독한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또 다르다.”
“단숨에 거침없이 공연된다”는 지문처럼 연극은 시작부터 이 치명적 사랑의 굴레에서 발버둥치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격렬하게 전개된다. 무대는 사막의 낡은 모텔 방. 수천 km를 달려온 에디는 메이에게 매달리고 메이는 그런 에디를 필사적으로 거부한다. 조광화는 이들의 몸부림을 “숨이 턱턱 막히는 끈적한 열기 같은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한편 현실과 환상을 공존시키는 샘 셰퍼드의 극작은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인데, 에디와 메이의 치명적인 사랑이 전개되는 내내 이들을 지켜보는 한 노인이 무대 위에 앉아 있다. 노인은 이들의 치명적 사랑의 연원이라 할 오래전 이들을 떠난 아버지다. 이들을 지켜보는 노인은 말한다. “꿈이란 건 말이야, 꾸기만 하면 실제지만 실현시키려고 하면 환상이 된다”라고.
매우 격렬한 감정과 극적 행동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그래서 자기 파괴적인 욕망을 뜨겁게 그려내는 조광화 연출의 숨 막히는 드라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파괴적 욕망에서 비롯되는 섬뜩한 폭력마저도 그의 무대에서는 처절한 아름다움으로 펼쳐진다. “나는 정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감각을 찾는다. 그리움이라는 정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고 나설 때 훅 끼쳐오는 냉기에 소스라치는 몸의 반응을 찾는 식이다.”
이번 무대에는 박건형・한정수・조동혁・김정화・김효진 등 뮤지컬과 TV로 친숙한 스타들이 열연한다. 근래 연극에서도 스타 마케팅이 심심찮게 등장하는 데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연습실의 분위기도 더욱 긴장감이 팽팽하단다. 아마도 적잖이 쏟아졌을 기대와 우려를 담은 질문에 “배우들의 연기도 결국 연출의 책임이다”라는 대답이 되돌아온다. 오랜만에 연극연출로 그 자신도 긴장하고 있을 조광화의 대답이 믿음직스럽다. 노인으로 분한 남명렬과 남자 친구 마틴 역의 박해수가 무대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궁금하다.
연극 '풀 포 러브'
일시 : 7월 6일~9월 12일
장소 : SM아트홀
문의 : 02-764-8760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