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으로 만든 의자… 낭만 위에 앉아보세요

  • 송혜진 기자

입력 : 2010.07.02 03:03

갤러리 원, 김빈의 '메이드 오브'展

디자이너 김빈(28)의 작품은 '매력적인 효율'의 결정체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소개된 '휴대용 토스터'는 세라믹으로 만든 버터나이프처럼 생겼다. 세라믹 철판이 붙어 있어서 다리미처럼 식빵 위에 문지르면 식빵이 솔솔 구워진다. 커다란 클립처럼 생긴 '드링클립'은 책상이 좁아서 음료수 놓을 곳이 없을 때 쓰면 좋은 제품. 책상에 착 끼우면 음료수를 꽂을 수 있는 간이 홀더가 된다.

김빈의 새 작품 전시회 '메이드 오브(made of)' 전(展). 서울 광화문 'C스퀘어' 건물 1층 인터뷰 갤러리 '원(one)'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기간을 둘로 쪼개 두 종류의 미니 전시회 연작으로 기획한 구성이 남다르다.

디자이너 김빈이 그녀가 만든 볏짚 안락의자 위에 앉아 포즈를 취했다. /정경렬 기자 krchung@chosun.com
먼저 7월 18일까지 전시하는 건 볏짚 뭉치로 만든 안락의자다. 전시 소제목도 'made of_chair Ⅰ'. 김빈은 "평소에 볏짚이나 흙, 모시 같은 우리나라 전통 소재에 관심이 많아 이를 현대 제품으로 승화시킬 방법을 늘 궁리하고 있었다"며 "흔히들 하듯 볏짚으로 방석을 엮는 것을 넘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입식 의자로 만들면 더 효율적이면서도 낭만적일 것 같았다"고 했다. 안락의자의 동글동글하고 넉넉한 이미지와 볏짚 특유의 향기와 감촉을 결합시킨 작품. 세련된 공간에 '자연미의 방점'을 찍어줄 만큼 인상적이다.

7월 19일부터는 두 번째 전시 'made of_chair Ⅱ+foot lamp'가 시작된다. 의자 다리를 떼면 좌식(坐式) 용으로, 다리를 붙이면 입식(立式)용 의자로 쓸 수 있는 작품이 나온다. 그 곁엔 옛날 조상이 밤거리를 거닐 때 앞길을 비추기 위해 썼던 '조족등(照足燈)'을 변형한 현대식 램프를 놓을 예정. 긴 대나무 끝에 둥근 등을 매달아 쓰던 본래 모양을 뒤집어 디자이너는 세로로 길게 손잡이가 뻗은 늘씬하고 우아한 등을 만들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건 전시장 배경. 볏짚처럼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만든 의자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디자이너는 배경엔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형이상학적인 그래픽 프린트를 입혔다. 풀잎 사각대는 소리, 개구리 소리처럼 여름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청각적 요소를 흰색과 푸른색 물결이 반복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는데, 그 대담하면서도 단순한 패턴 덕분에 의자가 한층 더 돋보인다. 전시는 8월 20일까지. (02)724-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