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이 세상을 바꾼다] "같이 모여 연주하면서 남을 이해하게 됐어요"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5.10 00:57

국내 유일의 소년원 합주단 '정심관악대'

경기도 안양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소년원) 강당은 해질 무렵이면 더 소란해진다. 색소폰과 트럼펫, 타악기 소리가 차 오르는 것이다. 정심관악대 학생들의 막바지 연습 시간이다.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에는 법무부 산하 전국 10개 소년원 학교 중 유일하게 관악대가 있다. 1996년 창단한 정심관악대에는 그동안 6~18개월의 보호처분을 받은 10대 청소년 800여명이 거쳐 갔다. 현재도 129명의 학교 재학생 중 관악대원이 40명이다. 교내외에서 한 해 50회가량 무대에 선다. 음대 진학을 준비 중인 정수연(가명·17)양은 "처음에는 '열심히 살아 뭣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음악을 배우면서 목표가 생겼다"며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박수를 받을 때 뿌듯하다"고 했다.

정심관악대가 지난 4월 23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열린‘법의 날’기념식에서 연주하고 있다.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제공
창단부터 이 관악대를 지도해온 박승익(57)씨는 "마음속 상처와 갈등을 그대로 두면 병이 나는데 그것을 음악으로 이겨내면서 학생들이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정심관악대에서 트럼펫을 부는 오서연(가명·20)씨는 하루 2~3시간씩 연습을 한다. 그는 "원래 화를 주체 못하고 토해내는 성격이었는데, 악기를 배우면서 스트레스가 없어졌다"고 했다. "합주를 하다 보면 저쪽 사람의 악기 소리를 들으며 내 것을 불어야 하잖아요.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 것 같아요."

곧 담장 밖 세상으로 나가는 오씨는 "트럼펫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