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다, 화폭에 부서지는 햇살…

  • 손정미 기자

입력 : 2010.03.10 23:17

인상주의 巨匠들이 담아낸 봄 '모네에서 피카소까지'展

활짝 피어나려는 꽃을 시샘하듯 함박눈이 내렸지만, 봄을 이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특별전에는 봄을 맞아 인상주의 거장(巨匠)들의 빛의 마술을 감상하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상주의의 특징은 실내 작업실이 아니라 자연으로 나가서 빛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담는 외광(外光)회화였다. 인상주의자들은 빛의 양과 효과를 실험했고, 같은 풍경이나 대상도 시간의 흐름이나 대기(大氣)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알프레드 시슬레의〈풍경(부지발의 봄)./필라델피아미술관 제공
투명하리만치 순수한 아름다움을 묘사한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앙티브의 아침〉을 보면 햇빛이 쏟아지는 산과 들을 찾아 달려가고 싶다. 미풍(微風)이 일으키는 잔물결과 나뭇가지의 흔들림, 대기의 부드러운 기운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부풀게 한다.

알프레드 시슬레(1839~1899)의 〈풍경(부지발의 봄)〉은 당시 파리 시민들이 즐겨 찾던 부지발을 그린 작품이다. 부지발은 파리에서 멀지 않은 데다 센 강변에 위치해 인기가 높았고, 모네·르누아르·피사로 같은 인상주의자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곳이었다. 시슬레는 부지발의 봄을 경쾌한 터치로 담았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나무와 솜털 같은 구름, 아이의 모습을 통해 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알린샤리고의 초상〉.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알린 샤리고의 초상〉은 작가가 아내를 얼마나 사랑스럽고 눈부시게 묘사했는지 느낄 수 있다. 르누아르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를 그린 이 작품을 평생 간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누아르를 열렬히 숭배했던 부인 알린 샤리고는 남편의 다른 작품에도 등장했던 모델이다. 르누아르는 이 작품을 그릴 당시 형편이 어려웠는데, 인상주의 작가들은 생활고로 어려웠던 시기에 화사하고 밝은 색채의 작품을 남겼다.

폴 세잔의 <오베르 풍경〉

후기인상주의로 꼽히는 폴 세잔(1839~1906)은 파리 북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에 머물면서 매일같이 야외로 나가 그림을 그렸다. 세잔은 대상들의 윤곽을 선(線) 대신 색면(色面)으로 표현했고, 그의 작품 〈오베르 풍경〉은 원근법을 무시한 결과 기하학적인 형태로 보인다. 세잔이 어떻게 입체주의에 영향을 미쳤는지 엿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관람료 일반·대학생 1만3000원, 중고생 9000원, 초등학생·유치원생 7000원. (02)521-73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