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묵 3점, 100년 만에 고국 땅으로

  • 손정미 기자

입력 : 2009.10.09 06:15

日 소장품… 26일부터 예술의 전당 전시

일본에 있는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의 유묵(遺墨) 3점이 10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조선일보·예술의전당·안중근의사숭모회가 하얼빈 의거와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오는 26일부터 개최하는 안 의사 유묵전 《독립을 넘어 평화로-안중근 의사 여순 옥중 5개월 최후의 필묵 토로》를 위해 8일 국내에 들어온 유묵들은 일본 정심사(靜心寺)의 소장품이다.

8일 일본 류코쿠(龍谷)대에 소장돼 있던 안중근 의사 유묵 3점과 사진들이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왔다. 이 유묵과 사진은 26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안의사 유묵전《독립을 넘어 평화로》를 위해 10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의거를 일으킨 뒤 이듬해 3월 26일 순국했다. 일본 정심사 주지 마쓰다 가이준(津田海純) 스님은 당시 여순(旅順)감옥을 매일 찾아가 안 의사가 순국할 때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마쓰다 스님은 안 의사의 사상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안 의사로부터 받은 유묵 3점과 관련 사진을 보관해왔다. 현재 이들 안 의사 유묵과 사진은 일본 류코쿠(龍谷)대학이 정심사로부터 기탁받아 보관하고 있다.

이번에 고국을 찾은 유묵 3점은 〈戒愼乎其所不睹(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 경계하고 삼간다)〉〈不仁者不可以久處約(어질지 않은 사람은 곤궁에 처했을 때 오래 견디지 못한다)〉〈敏而好學不恥下問(민첩하게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이다. 특히 이들 유묵은 안 의사의 독립운동은 물론 《동양평화론(東洋平和論)》을 저술하고 주창한 평화주의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유묵과 함께 온 사진 27장은 안 의사 초상을 비롯해, 순국 직전 유언을 남기는 장면 등 안 의사 의거에서 순국까지를 생생하게 기록한 자료이다.

안중근 의사가 남긴 유묵 40여점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독립을 넘어 평화로》전(展)은 내년 1월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