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7.02 05:29
흥행 돌풍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의 강부자씨
관객들 "내 얘기다" 공감 객석서 터지는 울음소리 연극의 추임새 역할 하죠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올 초 초연돼 4만명의 사랑(유료 객석 점유율 93.5%)을 받았다.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 김혜자 주연의 영화 《마더》와 더불어 '엄마 신드롬'의 한 상징이 됐다. 연극은 죽음을 앞둔 딸이 엄마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2박3일을 따라간다. 강부자는 이 비극의 인기에 대해 "세상에 '엄마' '아가'만큼 아름다운 단어는 없다"며 "관객들이 '내 얘기다, 내 얘기…' 하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모녀(母女)의 어느 한쪽이 죽는 이야기는 흔한데요.
"누구는 신파적이라며 '고무신 연극'이라 불러요. 그런데 우리 인생이 어차피 그런데요 뭐. 세상은 팍팍한데 이 연극은 수수하고, 늘 눈물 자국이 있는 엄마와 자식 이야기예요."
―모녀 관객이 역시 많지요.
"딸이 엄마를 모시고 와요. 부부도 많고, 의외로 남자분들도 많이 옵니다. 하기야 어머니 뱃속에서 안 나온 사람은 없으니까."
―관객은 어느 장면에서 많이 우나요.
"엄마가 죽은 딸과 대화하는 대목이 그래요. 엄마가 딸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울음이) 푹푹 터집니다. 목놓아 우는 분들도 많아요. 방해요? 안 돼요. 오히려 추임새가 됩니다. 나도 매회 울어요."
―'강부자' 하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떠오릅니다.
"1964년 TBC 개국했을 때 내가 스물넷이었어요. 《로맨스 가족》이라는 드라마를 했는데 작고하신 김동원 선생이 아들, 도금봉 선생이 손녀딸이었어요. 더덕더덕 흰 칠 하고 주름살 그리고, 그때부터 어머니 역이 전공이 됐습니다. 젊을 적 나요? 복스럽고 귀엽고 예뻤죠. 으흐흐…."
―한국을 대표하는 어머니이고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어휴, 그래도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요. 《엄마가 뿔났다》에서 김혜자가 한 것 같은 엄마 역은 못 해봤어요. 생활력 강하고 고단한 엄마 전문이었지요. 고상한 엄마도 해보고 싶어요. 또 삼각관계 멜로물도 못 해봤잖아요. 이젠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고 싶은데…. 그것도 바람으로 끝나겠지만."
―극 중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는 실제 성격과 비슷한지요.
"자식들을 엄하게 키우기는 했지만 제 별명이 '삼다(三多)의 여인'이에요. 정 많고, 눈물 많고, 겁이 많아서. 사납고 억척스럽고 활달해 보이지만 사실은 아녜요."
▶8월 30일까지 서울 이해랑예술극장. (02)6005-6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