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10 17:38
콜라주 작가 비디 그라프트 첫 개인전,
7월 31일까지 뮤트뮤즈 팝업 전시장

옐로 콜라주 작업을 통해 예술의 경계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아티스트 비디 그라프트(B.D. Graft·31)는 ‘내가 노란색을 더하면 내 작품이 되는가?’란 질문에서 출발한 ‘애드 옐로우(Add Yellow)’ 프로젝트로 세계 아트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가는 오래된 책이나 기존 작업을 재료로 삼은 콜라주 작품을 선보여 왔다. 거주하는 암스테르담의 중고 책 시장에서 관심 가는 책을 구입해 특정 페이지를 찢어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된 종이를 가위로 오려 붙인다. 다른 누군가의 작업에 단 한 장의 노란 종이를 덧입힌다면 그 작업은 누구의 것이 되는지 작가는 의문한다. “콜라주 작업은 이미지 관련해 저작권 이슈가 많은데, 음악 샘플링이나 리믹싱 과정과도 흡사한 면이 있다. 결국 오늘날 우리가 SNS를 통해 삶을 향유하고 서로 리포스팅하는 모습과도 다르지 않다.”
콜라주를 통해 화면이 완전히 다르게 변하기도 하지만 작가는 마치 작은 이미지의 단편 하나를 무심히 던져놓는 것일 뿐, 작품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는 기존 작업에 순수함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옐로우를 조금 더해볼까요’란 일종의 제안인 셈.
비디 그라프트의 국내 첫 전시가 서울 성수동 뮤트뮤즈 팝업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히틀러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을 찢거나 오려 작가의 상징인 노란 조각을 덧붙인 <나의 투쟁> 시리즈를 공개한다. 해당 서적은 나치의 ‘예술 파괴 운동’으로 오랫동안 판매와 소유가 금지됐었다. 모던 아트를 싫어했던 히틀러와 그의 자서전을 하나의 모던 아트로 탈바꿈한 사례로 비디 그라프트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위트를 발견할 수 있다. 7월 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