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암 오재순은
정조때 대사헌, 대제학을 거쳐
판중추부사까지 오른 관리이자
제자백가에 두루 달통한
학자로 유명하다.
오재순을 총애했던 정조는
그의 겸묵함을 가상히 여겨
우불급재란 호를 내리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당시 초상화를 잘 그렸던
화원 이명기가
오재순의 나이
65세때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관복차림을 하고 의자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관복의 주름을 많이 잡아
굴곡을 강조하고
음영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이
특이하다. 얼굴도 선염을 위주로 한
표현에 치중하였다.

이렇게 18세기 후반 들어서는
초상의 사실적 묘사에
더욱 주력하여
이전의 산뜻한 선염법을 사용하던
것과는 달리
세세한 붓질의 반복을 통해
얼굴의 형태와 명암을
자세히 표현한다.
옷주름 역시 강한 명암대비효과를
구사하여 입체감있게 그렸으며,
운보문단의 문양도
옷주름의 변화를 고려하여
굴곡을 따라 처리하고 있다.
쌍학 흉배의 자수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줄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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