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행렬도>
작자미상, 조선 1812년, 종이채색, 38.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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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앞의 두쪽의 글에 따르면
영조의 셋째딸 화평옹주와 결혼한 박명원의 증손자 박제일이
1802년 신계 현령으로 부임하는 장면을 기록한 것이다.
박제일은 5월에 부임자로 갔다가 6월에 화평옹주의 제사를 모시기 위해
서울로 돌아왔는데 마침 화평옹주가 별세한지 60년이 되는 때라서
순조가 특별히 제수를 하사하였다.
그후 8월에 박제일은 식구들을 데리고 다시 신계로 내려가는데
이때 왕명으로 화평옹주의 위패를 모시고 가도록 관청의 하인을 보내었다.
박제일은 성은에 감복하여 이 행렬을 기록하였던 것이다.

각종 행사를 기록하는 반차도중에는
이렇게 행렬장면을 길게 묘사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행렬에는 순서와 격식이 중시된 만큼 행렬기록화에서도 이것이 엄격히 지켜졌으며,
대개 인물과 가마등이 반복하여 등장하므로 정확한 묘사라도생동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이 작품은 사대부가의 행렬을 기록한 것으로 비교적 형식에 덜 얽매인 탓으로
개별인물의 자세나 표정, 전체 행렬의 배치에서 마치 풍속화와도 같이 자유로운 처리가 돋보인다.